미완의 생

by 김정욱

20-27. 동주는 빨리


몫돈을 만들어 집을 짓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얼마 있으면 광수도 결혼을 할 것이다. 며느리가 들어올 것이고 손자손녀도 태어날 것이다.

마당 있고, 방도 서너개, 목욕탕, 창고. 양지 바른 곳에 장독대로 만들것이다. 아마 이번에도 광수는 기념으로 나무를 심을 것이고 - - 그 나무가 커가는 걸 보며 알콩달콩 재미지게 살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맘이 분주하고 바빠졌다.


"낼부텀 자동차정비소루 일 허러 가유. 기술이 없응께 월급은 없구 차비만 준대유. 몇 년 기술 배워서 자격증 딸거구먼유 - - "


역시 광수였다. 동주는 흐믓했다.

광수는 요즘 젊은이들과 다르게 헛바람이 들지 않았다. 기술을 배워서 자립을 하겠다니 - - 혼자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결정했다니 - - 대견했다.

동주는 신바람이 났다. 새벽 4시에 일어나면 광수가 먹을 수 있게 고기를 듬뿍 넣고 뜨끈한 국을 한 솥 끓였다. 곤하게 잠 들어 있는 광수 얼굴 한 번 보고 함바식당으로 출근했다. 식당에 가서 일꾼들이 먹을 아침 국을 끓였다. 고기는 없고 잡뼈를 끓인 국물에 배추시레기를 많이 넣었다. 그래도 쌀쌀한 날씨에 이만한 음식도 없었다. 배부르게 한 그릇씩 먹고 일 하러 나설 일꾼들을 생각하니 뿌듯한 맘이 들었다.

새벽밥 먹고 일 하러 나서는 남정네라니 - - 동주는 공기밥도 꾹꾹 주걱으로 눌러 담았다.


"참말이유?"

"내 그 말 듣자마자 자네 생각이 났구먼"

"일 마치구 저녁때 갈께유 - - "


먼 친척 아재에게 전화가 왔다.

외할머니와 살던 그 동네에 땅이 나왔다고 했다. 밭 200평. 집 짓기에는 안성맞춤. 집 앞에 텃밭도 만들 수 있다. 동주는 맘이 둥실 부풀었다. 광수와 의논을 해야 하나 - - 잠시 생각했지만 이건 동주 일이다.


집을 지을 것이다. 남 보란듯이 잘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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