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의 사생활

by 김정욱

4-8. 유난히 따스한


날이 많던 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불었다.

마트에서는 '새 봄맞이' 행사 준비에 분주했다. 매년 오는 봄이지만 마트에서 하는 '새 봄맞이' 행사는 특별하다. 열심히 일 하고, 많이 팔고, 실적도 쑥쑥 오르고, 많이 행복해지길 다짐하는 연례행사였다.

당연히 직원들 모두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진열되어 있던 상품들이 자리를 바꾸고, 진열대를 청소하고 나름 리모델링을 했다. 덩달아 홍씨 일거리도 많아졌다. 돌아서면 또 그만큼 쓰레기가 쌓였고 일이 많은 날은 밤까지 일을 했다.


직원이 홍씨가 지영을 찾는다는 말에 뒷마당으로 나가니 홍씨가 일 하다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지강 당중 토용잉 잉용잉 몽 오능뎅용 정장닝항텡 허랑응 방당양 되능뎅 - - 어쩡중 - - 밍앙행용 - - "

"아 - 다음 주 토요일 일요일에 못 나오신다구요?"

"넹넹넹 - - "

"점장님께 말씀 드리고 올께요 - - 잠깐 기다려주세요"


컴퓨터에 얼굴을 박고 있던 점장은 물었다.


"무슨 일이 있으시대요? 주말은 좀 바쁜데 - - "

"글쎄요 - - 그것까진 잘 모르고 - - 아마 중요한 일이 있으신 거 아닐까요?"

"한 번 물어 보세요"

"근데 - - 점장님. 제가 잘 못 알아 들어서 - - "

"아, 그렇지. 그럼 다녀오시라고 하세요"


점장도 평소 부지런한 홍씨를 잘 아는터라 허락을 했다.


"잘 다녀오시래요 - - "


내 말에 홍씨는 눈이 둥그레졌다. 마치 가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눈치였다.


"어디 가시는 거 아녜요? 잘 다녀오시라고요 - - "

"앙 - - 넹넹넹넹"


결론을 말 하자면 홍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점장이나 직원들 모두 아쉬워하고 섭섭해했다.

그만둔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가버린 홍씨를 두고 모두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그렇게 잘 해 줬는데 은혜를 모른다느니 어쩌니 - - 욕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지영은 홍씨가 많이 걱정이 됐다. 무슨 피치 못 할 사정이 생긴 건 아닌지 - - 맘이 무거웠다. 그동안 같이 일 해온지 8개월이나 됐으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미안했다. 너무 무심했구나 자책도 하면서 맘 한구석이 짠했다.


어쨌거나 힘든 일이 생겼다면 빨리 잘 해결되길 - -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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