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뭐라는 거야?"
"알지 알어 - - 언니가 뭐라는지. 그래도 병준이 너무 미워하지 마 - - 엄밀히 말하자면 병준이는 피해자야 - - 내가 우겨서 보낸거라니까.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 - "
"그래도 그렇지. 난 절대 용서 못 해"
동생은 암이 재발하고 그즈음 이혼을 했다.
"그래도 - - 사람이 어떻게 - - "
"근데 우습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 - 내가 아이가 있었다면 - - 만약에 말야. 그러면 난 악착같이 살아야 된다고 병원가고 - - 온갖 약 다 먹고, 말려먹고 다려먹고 끓여먹고 그러지 않았을까 - - 후후"
"야. 이 바보야. 니가 젤 소중한거지 - - 자식이 다 뭐야?"
"아이 - - 언니 또 운다. 우리 산책 가자. 여기 정말 좋아"
지영은 오랜만에 만난 동생 손을 꼭 잡고 나섰다.
시원한 바람이 속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줬으면 좋으련만 - - 부질없는 생각이 든다.
"그래 - - 니 맘이 편해졌다면 그걸로 된거지 - - "
지영은 그새 한결 맑아진 동생을 돌아보았다. 어디선가 딱 - 딱 - 나무패는 소리가 들렸다.
한동안 동생을 잊고 살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그렇듯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게 됐다. 남편도 직장을 옮긴다 어쩐다 몇 달을 쉬고, 지영도 파트타임으로 일 하던 마트에서 매출이 떨어지자 일순위로 짤렸다. 경제는 어렵다는데 백화점이나 명품매출은 늘고 있다는 뉴스가 이상하게 생뚱맞았다. 갈수록 빈부 격차는 심해진 느낌이 든다. 한 발짝 잘 못 디디면 나락으로 곤두박질, 위기감이 들었다. 뭔가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 경기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는 튼튼한 일자리를 찾아내야 한다.
지영은 맘이 바빠지고 불안해져 경주 동생을 잠시 잊고 살았다.
"지영아 - - "
이모의 전화를 받고 심장이 쿵 - 떨어졌다.
"이모. 왜요? 왜? 숙이한테 뭔 일 생겼어요?"
"지영아 - - 엉엉엉 - - 우리 숙이 불쌍해서 - - 엉엉엉 - - "
동생은 떠났다. 어딘지 모르지만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지영은 자꾸 멍해지는 정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무 말이나 지껄였다.
"이모. 이모 - - 내 말 들어 봐 - - 숙이는 저 하고 싶은 거 다 해 봤잖아 - - 불쌍한 건 아니지 - - 누구나 한번은 다 죽잖아. 그치 이모. 나두. 이모두 - - 그니까 불쌍한 건 아니지 - - 그니까 불쌍하다구 말 하지마 - - 더 슬퍼 - - 숙이도 싫어 할꺼야 - - "
정신이 나간건가? 이게 지금 이모한테 할 소린가? 위로도 뭣도 아닌 - -
전화를 끊고 눈을 감았다. 하얀 동생 얼굴이 떠오르자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