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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by 김정욱

4-19. 이런 저런 말들을 끊고,


수업을 하는 것은 선생님들의 재량이고 능력이다.

때론 별 일들의 수근거림과 함께 수업이 진행되기도 하고 수근거림이 소곤소곤으로, 속닥속닥으로, 은밀하게 돌고 돌았다.

"정말이야? 진짜? 헐! 대박!"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어미. 말꼬리들만 돌아서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으면 나중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스스로도 모를 지경이다.

요즘 핫한 그거라면, 삼각관계?

누구누구와 연애를 한다는 건 뉴스가 되지 않는다. 적어도 그 누구누구가 연애를 하는데 알고보니 그 누구가 또 다른 누구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더라. 그 누구 중에는 학생이 있다더라.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에는 댄디한 영어 선생님이 있다.

외모(얼굴)로 치자면 상중하에서 중급 정도. 데코(여기에서 데코란 외모 이외의 모든것을 뜻한다. 키, 체중,목소리, 눈빛, 말투, 성격, 매너, 옷차림, 걸음걸이, 자세, 뒷태까지)로 치자면 상중하에서 상급, 다시 상급중에서 상중하로 치자면 하급 정도 위치를 점하는 분이었다. 여학생들이어선지 데코를 중시 여겼는데 외모보다는 데코의 조화, 질을 쓸데없이 다소 디테일하게 분류했다.


아무튼 그 영어 선생님이 공공연하게 관심과 애정을 나타낸 학생이 있었으니 그 이름 조 순자.

지나치게 촌스런 이름치곤 또렷한 이목구비와 글래머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아무리 똑같은 교복차림 모양새였지만 그녀의 출중한 외모는 눈에 띄었다. 또래 보다 키가 커서 맨 뒤쪽 자리에 혼자 앉아 있기도 했고, 창백할만큼 하얀 얼굴의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는 나홀로족이었다.

특별히 어울리는 무리도 없고 그렇다고 쓸쓸해 보이거나 초라해 보이지도 않았다.

쉬는 시간에는 언제나 엎드려 자거나 항상 이어폰을 꽂고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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