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4. 요즘,
연숙은 진 목수가 집에 온 날이면 여기가 아프니 저기가 아프니, 머리를 싸매고 누워있다.
마음으론 이것저것 맛난 음식으로 실컷 먹이고 싶지만, 그러면 그는 그녀와 순아를 눈으로 확인한 후, 하룻밤만 자고 후딱 일하러 떠날 것이다. 그녀가 아프다고 몸져 누워야,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자꾸 안절부절 달아나려는 몸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에 연숙은 뜨거운 눈물로 베개를 적신다.
"일 좀 줄여요. 몸을 봐요. 깡 말라서 쓰러질 것 같아요"
"까딱 없어. 걱정 마, 내 걱정은. 난 절대 안 죽어"
진 목수는 고향집 근처에서 논 농사, 밭 농사도 하고 돼지도 키우고, 일거리만 있으면 전국팔도 공사현장으로 달려갔다. 마치 경주마처럼 갈기를 휘날리며 뛰쳐나가듯.
더 짱짱해진 목소리와 형형한 눈빛으로 자기 인생을 호령한다.
'나 와! 나오라구 해! 얼마든지 맞 짱 떠주마'
이제서야 '인생'이란 놈을 대적 할 자신감과 용기가 충천한 것 같았다.
그의 나이 육십 후반을 훌쩍 넘어섰다
희뿌옇게 동이 터오고 있었다.
정이는 푸념처럼, 넋두리처럼 때론 혼잣말처럼 연숙의 인생 얘기에 푹 빠졌다.
"작년부터는 왠지 수현아빠가 맘에 걸려. 순아아빠도 제사를 지내라고 하구. 괜찮다고 자기는. . . "
정이는 목이 메었다.
아- - -뭔가? 이 치밀어 올라 온 통증의 정체는?
'인생'이란 게 슬픔 속에 행복, 행복 속에 슬픔 뭐 이런 거? 결국 한 얼굴이 아닐까?? 끝.
오- - 래전, 맨 처음, 첫번째로 쓴 '글'입니다. 원제는 '짧은 밤, 긴 이야기'
당시, 내 안에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와글와글, 부글부글- - -저절로 이야기를 키우고 만들고 끌고 나가고 - - 결국, 쓰고 말았습니다. 지금 보면 아쉬움이 곳곳에 보이지만, 그래도 들여다보면 초심의 뜨거운 맘이 보여 기분이 새로워집니다.
글을 쓰고 있으면, 맛있는 식재료를 고르는 것처럼, 글을 고르는 사람이 됩니다.
그 시간이 즐겁고 재미납니다. 그거면 된거죠.
"가까이 오라. 사랑하는 이여
우리 서로를 어여삐 여기자
당신과 나
갑자기 사라지기 전에- -"
잘랄루딘 루미(페르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