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오전 10시 반쯤,
시간표대로 외부강사들이 들어온다.
치매체조, 관절체조, 웃음체조, 아리랑체조, 명상체조. 다른 듯 비슷해 보이지만 제각각 우수성을 주장하며 강사들은 열을 올린다.
자- - 자- - 박수- - 박수- -
박수를 치세요! 짝! 짝! 짝!
하-하-하-하 - -하! 하! 하! 하!
웃으면 복이 와요 - - -
하! 하! 하! 하!
다시 한 번 하-하-하-하 - -
옆사람 얼굴 보고 하! 하! 하! 하!
다리 아프고, 관절이 안 좋고, 걷지 못하는 어르신들은 그저 그들의 재롱을 눈으로 보신다.
그래도 텔레비젼 시청 보다는 좋아하신다. 눈 앞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설치니, 어떤 어르신은 어지럽다고 그자리에 누우신다.
"시끄러! 정신 없어!"
몸이 안좋은 배 정남 어르신의 고함소리가 들릴때면 거의 끝나는 시간이 된다.
어쨌거나 놀이시간이 지나면 11시 반, 점심시간이다.
물김치를 제외한 찬 두어가지와 국은 매일 바뀐다. 그래도 어르신들의 호불호가 있으니, 생선이 나오는 날은 생선 싫어하시는 분은 먹을 게 없고, 고기 나오는 날은 고기 싫어 하시는 분은 역시 먹을 게 없다고 숟가락을 두드리신다. 자기주장이 강한 분은 계란후라이라도 얻어 먹지만, 소심한 분은 대충 식사를 하신다.
간혹 식탐이 있는 어르신은 요주의 대상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옆에 어르신 남긴 것까지 입 안으로 쓸어 넣으신다. 돈을 내는 것이니 마땅히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입 맛이 없거나 밥 맛이 없어 많이 남겨도 억지로 권하지는 않는다. 어르신의 고집은 단단한 바위 같아서 내려놓은 수저를 다시 드는 법이 없다.
다만 며칠 계속해서 안 드시면 보호자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
어르신들은 끼니를 몇 번 거르면 단박에 기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식사가 끝난 후, 직원들은 교대로 재빠르게 식사를 한다. 현자도 급하게 한 숟깔 뜨는데, 이 곳에 와서 소화불량이 생겼다. 잠시라도 어르신들께 시선을 돌리면, 그 사이 꼭 무슨 일이 생긴다. 잘 앉아 계시다가 의자에서 미끌어지기도 하고, 안마의자가 있는 휴게실을 가신다고 미는 문을 당기시느라 용을 쓰신다. 안마기능이 있는 찜질 요를 먼저 차지 하시려고 밀치고 넘어지고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꼭 아이들 어릴적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다.
오늘은 부드러운 우거지국에 가지찜. 고등어조림. 메뉴가 좋았다.
역시 어르신들이 식사를 많이 하셨다.
같이 모여 밥 먹는 시간, 나름 행복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