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드디어,
퇴근시간, 집에 가는 시간이다.
어르신들은 아침에 등교 시켜준 선생님을 불러제낀다.
"이 선생, 나 먼저 내려 줘. 들를데가 있어- - -"
"순서가 정해져 있는데- -안 되지- -괜시리 이선생 곤란하게 하덜말어- -"
"아 - 네- -사거리 근처 약국 앞 말이죠?"
"친구가 전화를 안 받어- - 무슨 일이 있는지- --원"
벗어둔 겉옷을 챙기고 모자, 목도리, 장갑, 손수건, 지팡이. 먹지 않고 받아둔 간식도 챙긴다.
속닥속닥. 그 새 가까워진 어르신들끼리 아쉬운 귓속말을 나누고, 진수어르신은 큰 목소리로 직원들에게 감사인사를 남기신다.
"여러 선생님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내일 또 오겠습니다- -"
"아- -네. 네- - 오늘도 수고 많- -으셨어요. 감사합니다- - -"
직원들도 절로 예의바른 인삿말을 한다.
현자의 하루도 무사히 끝났다.
이제 바쁘게 청소하고, 정리하고 집으로 고 - -고 - - 끝.
요즘은 내 남 없이 자식들에게 올인하는 분위기로, 그 자식이 자라면 자신만 소중한 존재인양 부모의 노고를 쉽게 져버린다. 의무와 권리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자란 탓에, 부모가 돌봄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당황하고 피하고 심지어 도망해 버린다.
이기적 인간으로 자식을 키운 부모의 자업자득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흐름이 저만의 삶도 버거운 시대가 되었다. 가족이란 울타리가 더 없이 약해지고, 개개인이 외로운 섬이 되어 살아간다면 우리네 인생이 얼마나 쓸쓸하고 삭막할까?
부디, 가족의 손을 놓지 말길- - -꼬옥 잡고 온기를 나누길- - -
그 이기적인 젊은이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것이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