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나 VS 그렇지 않은 나

오늘의 할 일. 일단 일어나자.

by 맹그리

지난 주말 일요일. 먹었던 저녁 식사 그릇을 치우던 중이었다. 가볍게 시작된 이사 얘기가 큰 말다툼으로 번져 서로를 할퀴고 지나갔다. 10년 동안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웬만큼 서로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우리 부부는 삶의 자질구레한 일에서 부스러기처럼 떨어지는 감정을 다루는 것에 여전히 미숙했다.


“시작만 했지. 너 끝까지 해본 적 있어?”

“자기 성찰 좀 해. 너 자신을 좀 알라고.”

“그동안 너는 뭘 했는데? 너는 진짜 내가 안중에도 없구나.”


머리와 마음에 박혀 구간 반복처럼 끊임없이 재생되는 말을 하나씩 뽑아서 내 앞에 내려놓았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정확히 나를 겨냥해 쏜 말 앞에서 아프지 않을 방법이 없다.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니까.


그 후로 상처 입은 짐승이 동굴로 숨어들 듯 축축하고 습기 가득한 마음에 틀어박혀 있다. 이럴 땐, 도무지 나를 지키는 것에 관심이 없는 마음의 근육이 야속하다.


결혼 후 한 일이라고는 애 둘 낳은 것밖에는 없는 것 같은, 무엇도 되지 못하고, 앞으로 무엇이 될 수도 없을 것 같은 그저 그런 나와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저 말이 정말 너의 모습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하는 내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부단히 싸우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디에 힘을 실어줘야 할지 모르는 내가 또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KakaoTalk_20250204_151629491.jpg <출처. 다큐멘터리 3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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