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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넘치면 병이라던데

오늘도 다정하셨나요?

by 맹그리

종종 사랑이 눈에 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사랑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장을 볼 때였다. 진열대 앞에서 신중하게 물건을 고르는 어머님 곁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아버님이 계셨다. 우유 한 팩을 장바구니에 담자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봐, 이렇게 무거운데 내가 안 따라왔으면 어떻게 할 뻔했어?”


그 아버님이셨다. 방금 우유 한 팩이 담긴 장바구니 안에는 파한 단과 반찬거리가 될 콩나물과 두부 한 모뿐이었다. 장난기가 어린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아버님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드럽게 웃고 계신 아버님의 시선은 어머님께 고정되어 있었다. 눈빛이 너무나 달달해서 내가 다 녹을 뻔했다. 그 모습만으로도 두 분이 함께 어떤 인생을 걸어오셨는지 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아버님의 ‘다정한 재치’에 나까지 계속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버님의 다정한 목소리와 장난기 넘치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다정'은 ‘많을 다(多)’에 ‘뜻 정(情)’. ‘뜻 정(情)’은 사랑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다정한 사람은 사랑이 많은 사람. 사랑이 넘치는 사람 곁에는 미소를 짓게 만드는 행복이 흐른다.

다정도 넘치면 병이라던데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닌 행복하게 만드는 병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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