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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오늘은,

- 오늘의 할 일. 밀린 빨래 돌리기.

by 맹그리


마지막으로 쓴 일기의 날짜는 1월 4일.

오늘은 14일.


잠깐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벌써 열흘이 흘러가 버렸다. 꽉 붙들고 있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딘가로 사라져버리는 나의 어린 딸아이처럼 아찔함마저 느껴진다.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공모전을 준비했고, 지난 금요일에 제출했다.

제출을 목표로 여기며 준비한 공모전이었기에 후련해야 하는데… 아침 등원 길, 생각보다 더 추운 날씨에 ‘좀 더 든든하게 입힐걸….’ 하며 딸 아이의 옷깃을 여미는 것처럼 후회와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내가 보낸 시간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고,

어느 시인의 글처럼 이 글의 쓸모를 생각하면 멈춰야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쓰는 이유는 그 시간에 주저앉아 있는 나에게 그때의 내가 한 마디 해야할 것 같아서이다.


불안할 때마다 일기장에 꾹꾹 눌러 썼던 말. 매일 되뇌지만, 번번히 잊어버리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은 일기장 대신 마음에 남아있길 바라며 쓴다.


“그만하면 됐다. 오늘은, 오늘의 할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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