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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마율 Apr 19. 2021

사공의 개똥철학 : 부끄러움

2021.04.19




 수줍음이나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려서 거울을 보면 광대가 창백한 분홍색이었다. 

부끄러움이 부끄러웠다. 스스로 나약하다고 생각하니 약해 보이는 감정을 숨기고 싶었나 보다. 

부끄러움이 부끄러움을 몰고 오는 부끄러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부끄러움은 창피함과 수치심으로 변질되었다. 


  글을 읽었다. '볼 빨간 아이처럼 항상 수줍고 부끄러워하는 그 사람은 참 예쁘고 좋은 사람이다.'

 누군가에게는 부끄러워하는 게 예뻐 보일 수가 있구나.

 문구를 대입하여 수줍어하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정말로 그 사람들이 참 예쁘고 맑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부끄러움은 약한 내면과 별개다. 

 자신을 약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자의식 과잉으로 지나친 자기 검열을 한다. 큰 잘못을 한 것 마냥 움츠러들고 강박적으로 '약한 모습'을 경계한다. 오히려 약한 모습을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사람들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약한 모습'은 '약한 자신'이 아니다. 여전히 자신은 단단한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부족한 부분, 약한 모습이 있을 뿐.



말짱 도루묵이 될지라도 확신에 찬 어조로 다짐한다. 항상 확신에 찬 사람 마냥.

늘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아야지.

그런 나를 알아봐 주고 

그런 마음을 좋아해 주는 사람과 함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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