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세 번의 연이 겹쳐지면 운명이라 했다.
그리고 그 세 번의 연을 '우연'이라 일컫더라.
그렇다면 우리의 '우연'은 과연.
그거 아시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연들이 있소. 그런데 그 연들이 모두, 우연으로 시작한다는 것 말이오.
흥미로운 건, 매우 사소한 우연도 세 번이 겹치면 운명이라 하더이다. 재미있지 않소?
나는 궁금하오. 살아생전 지나갈 무수히 많은 나날 중, 우리는 과연 몇 번의 운명을 겪을지.
푹푹 찌는 무더위 속, 그저 지나치는 줄 알았던 것들을 또 한 번 마주했다. 갈빛의 나무 책장 안에 책들이 빼곡하고, 더운 공기와 선풍기의 간들거리는 바람이 어우러지던 책방.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 푸르던 공원, 열기를 식히려 들렀던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조용한 카페. 그 장소와 분위기를 넘어서 늘 마주쳤던 그 사람.
우연이었을까, 인연이었을까. 세 번의 연이 겹쳐지면 운명이라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운명이었을까.
몇 번의 운명을 지나왔고, 또 몇 번의 운명을 마주할지. 내 마음속 운명이 기대로 만발하오.
어쩌면,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과의 인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