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복잡했던 감정이 일순간 잔잔해질 때가 온다.
그럴 때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모두가 맞이할 결말은.
갈무리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터지는 소리도, 눈물도 없다. 다만 서로를 마주 보지 않게 된 날이고, 감정을 일단락시킨 날일 뿐이다. 종극의 감정은 다채로움이 사라진 채, 무감정으로 소멸한다. 하지만 그 무감정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을 떠들썩하게 맞이할 수 있다. 생기가 도는 눈빛으로, 다채로움이 다시 태어나도록.
무감정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는 부분은 시작과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그렇지만, 무감정에서 시작하는 것과 무감정으로 정리하는 것은 다르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붙잡고 있는 것을 놓아줄 수 있기를.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용기 낼 수 있기를. 오늘 밤도 남몰래 울고 웃었던 끝맺음을 생각하며.
꼭 좋은 끝맺음이 아니어도, 언제나 결말은 내가 정해야 한다.
그러니 아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결정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