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화

염원

by 큐인


아아, 시원한 바람이 뺨 위를 스친다.

이제는 정말 세상과 이별할 때였다.




나의 마지막 '염원'이 이루어지던 순간.


내가 죽기 전 온몸의 장기들이 숨을 죽여가고 나른히 잠들어 가는 게 느껴졌다.

아득한 시야에 마지막으로 비쳤으면 하는 것은.

빛이 가득한 푸른 하늘도 아니고,

초록이 우거진 나무도 아니었으며,

별을 셀 수 없는 밤하늘도 아닌,

오로지 너의 말간 얼굴이었으면 했다.

그렇게 닿지 않는 염원의 끝자락을 남은 숨으로 쥐고 있던 때였다.

가물대는 눈꺼풀을 이겨낼 겨를도 없이 스르륵 감아 내리는데.

서서히 체온을 잃을 손등 위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짐과 동시에,

뺨 위로 뜨거운 물방울 같은 것이 톡 떨어졌다.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그토록 바라던 얼굴이 탁한 눈동자에 비쳤다.

그제야 비로소, 나의 세상은 만개했다.


드디어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죽음 앞에서 너의 눈도 울지 말고, 웃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