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24도 가량의 냉수가 안면을 강타하고.
흩어지는 파편 같은 물방울이 후두둑, 발밑으로 떨어졌다.
괴로워 견딜 수 없는 ‘사랑’의 모순적인 형태는.
거부해야 하는 눈빛.
거부해야 하는 호의.
거부해야 하는 손.
거부해야 하는 숨.
모든 사실을 당연하게 알고 있어도 거부하지 못하는 마음에 치가 떨렸다.
나를 향해 웃어주는 미소 하나에, 몸 끝에 닿는 손길 하나에.
파도가 일렁이듯 마음이 흔들렸다. 나를 절벽 끝까지 몰아세우는 이 감정은
너무 달아서 역겨운 것이 내 심장을 후벼파는 것만 같았다.
속에 있는 것을 모조리 다 게워 낼 작정으로 목구멍을 벌리면
안에 있는 내장들이 다 쏟아질 것만 같이. 계속해서 울렁거리고, 메스꺼워 숨이 턱턱 막혔다.
나는 네가 이토록 미워서 고통스러운데, 왜 마음은 거부할 수 없는지.
나는 네가 이토록 좋아서 정처 없이 흔들리는데, 왜 뼈가 사무치는지.
늑골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비수처럼, 우악스럽게 나를 짓누르는 감정은 너무도 버거워서.
오늘도 애증을 목구멍 너머로 삼키고 애써 괜찮은 척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