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자리배려, 당신은 스스로 점검해 보셨나요?
"모임자리에서 꼭 수저 놓는 사람이 놓더라."와
"상사와 함께 식사를 할 때, 수저와 젓가락을 누가 놓아야 할까?"
형님댁과 식사자리에서 오간 대화이다.
남편은 직장의 사례를,
형님은 모임의 사례를 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가장 자연스러운 태도는 “제가 꺼낼게요.” 하며 먼저 알아챈 사람이 수저를 놓는 게 일상의 배려일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수저와 젓가락을 누가 놓는가’는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그 작은 행동에는 관계와 배려의 온도가 담겨있다.
전통적으로는 아랫사람 윗사람의 자리를 먼저 챙기는 것이 예의였다. 상사의 수저를 먼저 놓는 일은 존중의 표시였지만, 요즘은 그런 행동이 오히려 '아부'로 비칠 때도 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건 '형식'보다 오히려 '마음에서 우러난 배려'다.
만약 그런 배려를 받지 못한 상사라면,
부하직원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이 존중받을 만한 태도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직원이 수저를 놓지 않았다 하더라도, 배려가 흐르고 존중이 오가는 자리라면 누가 놓는 것이 과연 문제일까?
존중은 위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온기이다.
누가 먼저 놓든, 중요한 건 진심 어린 배려와 감사의 마음이 전해지는가이다.
예의의 문제에는 '눈치의 속도'와 '성격 완급'도 작용한다.
음식이 나왔을 때 언제 수저를 꺼내야 할지,
누구의 것을 먼저 챙겨야 할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먼저 행동하고, 신중한 사람은 순간을 살피느라 늦는다.
그래서 때로 후자는 괜히 눈치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기 쉽다. 문제는 많은 경우 뒤에서 투덜거리거나 흉을 보는 태도가 더 관계를 해치고, 배려의 본뜻을 흐린다는 점이다.
또, 여러 명이 모이면 ‘누가 하겠지’라는 심리가 작용한다.
누군가 먼저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따라가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 성격 급한 사람이 먼저 행동하며 불만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직접적이고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으로 함께 행동하도록 이끄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진짜 배려는 속도나 습관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음식 앞에서도 사람마다 반응속도가 다르다.
배가 고프거나 식탐이 있는 사람은 빠르게 움직이고, 반대로 음식에 관심이 적거나 배가 덜 고프다면 수저 놓을 생각을 깜박할 수도 있다.
문제는 "나는 공주야". "나는 왕자야" 하며 언제나 대접받기를 바라는 태도다. 그런 사람은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태도는 집에서는 가능해도 외부모임에서는 조심해야 할 예절 감각이다.
작은 수저 하나에도 서로를 향한 마음이 담길 때, 비로소 예의가 완성된다.
식사 자리의 예의란 정해진 규범이 아니라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수저 누가 놓을까?'사소한 이야기로 우리 가족이 뜨거운 논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어떤 쪽에 해당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