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에서 벗어나기 연습
내 머릿속은 늘 복잡했다.
아니 마음이 복잡했다.
완벽주의와 강박의 성향으로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내려놓는 법을 몰랐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 같았다.
회사에서는 늘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남들이 1개 하면 나는 5개를 했다.
그래야 잘하는 것으로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나를 점점 더 구석으로 몰았다.
내가 처한 상황 = 워킹맘으로 내가 평가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더 이 악물고 하려고 발악했던 것 같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나타났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건 역시나 욕심이었다. 균형이 중요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평온함을 위한 균형.
아이가 아프고 나서, 나의 삶은 무너졌다.
‘강한 멘털의 소유자’라고 생각했었것은 나의 오만함이었다.
한 순간에 멘털이 와르르 무너져, 하루 종일 아무 일도 못하고 엉엉 울어버린 적도 있다.
마음이 괴로웠고, 그동안 내가 믿고 행했던 나의 가치관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불안하지 않아도 불안한 마음. 이게 딱 내 마음이었다.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내가, 사람 만나는 게 너무 싫어졌다. 아니 귀찮았다.
결국 나도 아이와 함께 치료를 받고 있다.
우울증, 강박장애, 불안장애에 쓰이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약을 복용한 첫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늘 바쁘게 움직여야 살아있음을 느꼈던 내가 이러한 감정이 드는 건 처음이었다.
소파와 한 몸이 돼서 아무것도 안 하고 TV만 보며 하루를 보냈다.
너무 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병원에 방문해서 약의 복용량을 조절했다.
몸과 마음의 병은 다른 것, 주변 사람들은 나의 이러한 증상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약을 복용한 지 3개월 정도 지나니, 조금씩 일상에 스며드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도 그리고,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서 종종 대화도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어렸을 적 잊고 지냈던 나의 꿈이 떠올랐다.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참 좋아했었다.
같은 것을 그려도 다 다르게 나오는 그림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나는 그렇게 좋아하는 미술학원을 오래 다니지는 못했다.
그 당시만 해도 ‘미술’이라는 것이 부모에게는 굉장히 부담이었을 거라.
강박장애가 참 신기한 게,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날이 있다.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는데, 아이가 자기 멋대로 하는 그런 날 말이다.
(내 기준에 맞지 않는 날이니, 나는 이러한 강박이 불안으로 우울로 오는 것이다.)
내 품 안에 자식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내 아이가 아닌 것처럼 변했다.
웃는 소리가 참 예쁜 아이였는데, 이젠 내 앞에서는 잘 웃지도 않는다.
엄마 아빠랑 있는 것보다 친구들과 있는 게 더 재밌다고 한다.
서운하지만 한 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그만큼 머리가 컸다는 뜻이니까.
강박을 내려놓기 위해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패턴도 조금씩 바꿔보려고 한다.
1. 이불 정리 안 하고 학원 가기
2. 아침 알람 꺼놓기
3.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넷플릭스 보면서 하루 종일 쉬기
다른 사람이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에게 가장 힘든 것은 3번이다.
1번 - 이번 주에 2번이나 했다.
2번 - 아침 알람은 꺼두어도 6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3번 -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는.. 아직 생각하기 어렵다.
이번 주에 꼭 3번을 실천할 예정이다.
조금씩 내려놓기 해보자.
아이를 보면서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