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함과 꼰대의 사이

세단 간 소통에 대한 이야기

by 안녕제이

나이를 먹으면 소심해진다 라는 말을 종종 듣고 경험한다.

그리고 종종 꼰대 마인드라는 이야기를 하는 젊은 친구들이 있다.


반대로 어른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예의범절이 없다, 가정교육을 잘못 받았다'


나 또한, 젊을 때는 크게 신경 안 쓰던 것들이

이제는 '저건 아닌 것 같은데... 내가 나이를 먹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늙어서 소심 해진 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나이 차이가 있는 여러 사람들이 한 곳에서 일하던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가족이 되면서,

무언가 소통의 차이와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말들이 서로 간의 오해를 불러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

종종 다른 법인의 같은 부서 직원이 우리 법인으로 출장을 온다.

2~3년 된 직원부터 5~7년 된 직원까지,

그럼 돌면서 인사를 하는 직원이 있고,

인사도 안 하고 쌩하게 있는 직원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직급을 떠나, 타 법인에서 왔으면,

한번 돌면서 인사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다.


뭐 당장 오자마자 업무가 바빠서 그럴 수 있지만,

회사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인사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그냥 지나간다.

처음 회사에 입사 후 다른 법인에 출장 갔을 때,

사수와 전부 돌면서 인사를 먼저 한 이후로,

요즘도 타 법인을 가면 매번 인사를 하고 있다.


2.

우리 팀의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이

타 팀의 여직원과 수근 거리며 들어온다.

내가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타 팀의 팀장이 식당에서 꼰대같이 얘길 했다며 지나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마침 그 팀장이 나와 가까운 사이여서 따로 물어봤다.

‘우리 팀 직원, 뭐 실수했어?’

‘아니, 식당에서 밥 먹고 의자를 안 넣고 가길래 의자 넣고 가라고 했는데?’


슬프게도, 나도 이 사람의 말에 공감했다.

식당에서 다 먹고 의자도 넣고 어느 정도 자리 정리하고 가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에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내가 일하던 층이 6층, 사장님, 회장님 쓰시던 층은 7층이었는데,

7층 화장실이 고장 났는지,

점심 식사 후 양치질을 하러 갔는데 사장님이 6층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고 계셨다.

그분은 양치질을 다하고, 세면대의 물기를 직접 손으로 다 제거하시고,

깨끗하게 정리하시더니, 손을 닦고 나가시더라.

나도 그 정도로 정리를 안 하는데 속으로 감탄을 하고,

사장님 이러한 모습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3.

현장에서 일하는 관리자급 분들의 나이는 대부분 50대 중반 이후인 분들이 많이 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오래 일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친하지 않으신데,

회사 대부분의 업무는 이메일과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그들을 바꾸기 위해 회사 오너부터 이메일과 시스템에 대해 강조를 하는데,

그들은 현장의 실상을 모른다며 투덜거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업무를 하며, 내가 현장을 보면 문제점이 발견되는데,

이 경우 담당자들에게 얘기하고

사무실에 가서 관리자인 나이 있는 분들께 이야기를 하여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개선을 한다.

문제는 이 내용을 내가 이메일을 써서 기록을 남기면, 그들은 안 좋아한다.

- 이미 해결이 된 것인데 굳이 다 볼 수 있게 메일을 써야 할까?

라는 게 그들의 이론이고,

나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추후 이걸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증거 자료로 사용을 하는데,

이게 그들에게는 섭섭한 점이고 삐지는 경우이다.


뭐 이건 나이 먹어서 소심해지기보다는,

좀 더 주위 눈치를 보고 책임회피 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나이 많은 분들이 이런 것들을 엄청 싫어하고

나중에 술자리에서 많이들 얘기하시더라.


뭐 나는 계속 똑같이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불편한 존재이다.


4.

동생가족이 해외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왔다.

그런데 그걸 어머니와 나에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7살 조카가 어머니한테 얘기를 해서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그 얘기를 듣고 나한테 따로 하소연을 하셨다.

“ 너였으면 엄마 잠깐이라도 와서 같이 있다가 가라고 했을 텐데,

어떻게 아무런 얘기도 없이 자기들만 갔다 오니”

그 얘기를 듣고 나도 조금은 동생에게 섭섭하였다.


어머니가 잔소리하실 거라 생각한 것일까,

나였으면 어머니 말대로,

잠깐이라도 와서 같이 좀 놀다가 가시라고 얘기를 꺼냈을 거 같다.



꼰대 마인드, 어른이 되면 소심해진다.

나는 나름 내가 열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것들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회사에 큰 목소리로, 나였다면 쉽게 말할 수 없는 그런 부끄러운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크게 얘기하는 분들이 있다.

단톡방에서 아무리 본인이 나이가 제일 많아도

제삼자 욕을 하고 분노하는 모습을 보면, 참 내가 부끄러워진다.


결국 이건 사람의 교육 수준과 본성에서 오는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 지내는 것이 참 쉽지는 않다.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사회 구성원 간의 나이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생각의 차이로 인해 전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나오고 있다.


AI의 발전으로, 예전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는데,

사회가 이렇게 흘러갈수록 좀 더 인문학적인 내용의 교육이 많아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인 예의범절과 인성이 강조되고 이와 관련 교육이 많아져서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책임감을 가지는 사회 구성원이 나올 수 있는..

그런 교육 환경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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