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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Feb 26. 2023

임윤찬의 황제

미하일 플레트네프/도쿄필하모니/ 2023.02.22

 오페라시티로 향한다. 오늘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두 번째 방일. 곡목은 윤찬림의 레퍼토리 중 하나인 베토벤의 5번 피아노 협주곡 황제, 그리고 도쿄필의 차이콥스키 만프레드 교향곡.

콘서트홀 입구

그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5번 협주곡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아마 무대 위의 블랙슈트들이 흰 날개라 해도 그 순간만큼은 믿었을 것만 같다.

음악이란 새삼 위대하다. 200년이라는 시공을 넘어서 한 위대한 작곡가가 남긴 인류의 보물을, 치이도록 바쁘고 복잡한 삶을 사는 현대의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인간으로 환생한 기쁨과도 같은 것을!

새삼스레 음악의 근본적 존재에 감사하게 하는 깨달음의 순간들이 우리 삶 속 어느 순간에는 있고, 그런 순간만큼은 선택받은 재능과 노력으로 그것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연주자들이 신의 전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오늘의 마에스트로!

2부는 도쿄필과 플레트네프의 만프레드 교향곡!

오늘 윤찬림과 첫 도쿄 협연을 보여주었던 도쿄필하모닉교향악단은 일본에서 가장 역사가 긴 교향악단이다. (1911년 창단) 우리의 정명훈 마에스트로를 명예음악감독으로 두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친숙한(?)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역사도 길고, 일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고 싶은 실력있는 오케스트라이기도 하고, 그리고 워낙에 공연을 많이 하는 오케스트라로도 유명하다. (진심 단원들 대체 언제 쉬나 싶을 정도로 걱정됨)

(쓰다 보니 언젠가 일본의 클래식 시장에 관한 글도 써 보고 싶어 진다! )


이런 도쿄필은 비교적 차이콥스키의 곡들에 호평이 많기도 한 편인데 오늘의 플레트네프와의 조합은 낭만주의의 꽃과 같은 만프레드 교향곡을 더욱더 극적으로 들리게 하는… 아름다운 연주였다!


커튼콜 꾸벅!


벅찬 스케줄에 무리는 없는지, 짧게 잘랐던 머리가 고새 많이 길었네, 일본에 와서 뭐 맛있는 거라도 좀 먹었으려나,

생각은 자유롭게 유영하지만 바람은 그저 단 하나.


부디, 부디, 세상이 이 순수한 어린 천재를 끝까지 잘 지켜낼 수 있기를!

그리고 그의 앞에 펼쳐질 긴 여정이 이 위대한 협주곡의 피날레만 같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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