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좀 살자고
아이를 조건 없이 사랑하지만 사랑에도 가끔 결심이 필요하다.
등짝스매싱을 함부로 날리지 않을 결심, 눈에 빤히 보이는 변명도 가끔은 눈 감아줄 결심, 오늘 내가 참은 지랄이 내일의 평화를 불러오리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을 결심.
의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핸드폰을 훔쳐보더라도 결코 흔적을 남기지 않을 노력, 용돈이 오지도록 어이없게 쓰여도 분노하지 않을 노력, 방이 개판 오 분 전이라면 개 엄마가 되고 방이 돼지우리라면 돼지 엄마가 될지언정 잔소리는 좀 참는 노력.
적당한 거리도 필요하다. 학원찬스, 친정 찬스와 시댁찬스는 물론 사돈의 팔촌 찬스도 적극 활용하자. 캠프, 극기훈련, 사찰 체험 뭐라도 좋다. 질풍노도의 호르몬에 지배당하고 있는 십대와 24시간 붙어있는 미친 짓은 하지 말고 단비 같은 기회는 적극 활용하자.
즉, 오늘부터 첫째의 2박 3일 여름 캠프란 사실. 사랑한다 내 새끼, 근데 왜 이렇게 홀가분하지.
아 살 것 같다, 잘 다녀와, 사랑하니까 천천히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