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을 담아 드높은 가을하늘을 보며
일본의 여름은 길다.
9월에 들어섰음에도 34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와 끈적한 습도에 에어컨 없이 잠들지 못하는 날이 지속되었는데 오늘 아침은 꽤나 산뜻한 질감의 공기가 양 볼을 스친다. 그럼 그렇지, 반갑다 가을아!
한 계절이 지루해질 즈음 찾아오는 자연의 경이로운 변화는 사랑만큼이나 로맨틱한 일이다. 그 계절만이 가진 정서로 설레일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꽁치구이와 버섯을 담뿍 넣은 밥, 밤과 사과가 맛있는 계절, 한껏 성장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운동회,
9월 말의 실버위크 계획도 세워야 하지!
단풍놀이와 가을밤의 캠핑에서 마시는 레드와인은 최고로 맛있지!
브람스와 라흐마니노프 2번 교향곡 3악장, 드보르작 7,8번 교향곡 3악장은 역시 가을을 위한 곡이지!
작년에 두 번밖에 입지 못한 트렌치코트도 올해는 잊지 말고 많이 입어야지!
나이가 들수록 매 계절을 마음껏 사랑해야지 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부는 가을바람과 오늘의 하늘을 사랑해야지. 언제나, 내일은 비가 올지도 모르니까.
올 가을에는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푸르고 드높은 가을 하늘은 긴 여름을 지낸 생명들의 기대와 설렘을 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