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여기선 맞고, 저기선 때리고

근데 왜, 왜, 못 때리세요ᆢ엄마. ㅠㆍㅠ

by 아스트랄

넘의 인삼밭에서 농약 먹고 죽은 독한 년! 조숙자의 남편은ᆢ촐랑, 촐싹거리는 무개념 연하남이다. 엄마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극단에서 가발을 빌려서 썼다 벗었다 하기를 무려 10회나 반복했다. 그러고 나서 결론을 얻었다.


"나! 그냥 가발 안 쓰고 연기할래!!ㅜㆍㅜ 장발남도 많잖아! "


"아니, 엄마ᆢ 연극무대는 어쨌든 관중들한테 보여지는 거잖아ᆢ 엄마가 젠더프리 연극을 해본 것도 아니고! 너무 남자 안 같아 보여!"


그 와중에 연출님도 한마디 하셨다.


"여기 전에 찍어놓은 동영상 좀 보세요. 너무 여자 같아요. 그리고 팔을 흔드는 버릇이 있으시네요? 말 끝을 올리는 '쪼'도 있으시고ᆢ조숙자 남은 그렇다 치고 상대적으로 진중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교수님 스타일의 한수민남 캐릭터가 전혀 잡히질 않고 있어요."


연출님의 정확한 분석에 엄마는 왠지 쫄아든 것처럼 보였다.


"다시 갑니다. 조숙자, 나오세요!"


곧이어 남편의 바람기를 알아챈 조숙자가 씩씩거리며 무대 왼쪽에서 등장하고, 조숙자남(엄마)이 곧이어 뒤쫓아 나왔다.


"니 대체 와이카노? 니 남편을 못 믿나?"

"본사람 숱하다!"

"누가 그라데? 내 아주 죽이 삔다!"

"본 사람 다 죽일라카면 니 이동네 사람들 다 죽이야 할끼다!"

"니는 봤나?"

"니 경운기 고친다카고 대구 간 날, 초원장 모텔에서 나오는 거 내가 다 봤다."

"니는 거기 왜 갔노?"

"니 볼라 갔지! 다들 자가용 끌고 나오는데 경운기 타고 나오는 년놈들은 니들밖에 없더라!"

"그러게 내 모라켔노? 자동차 한 대 뽑자 안 했나!"

"지금 얘기가 왜 그리 가노? 왜 그랬노?"

"그땐, 내 정신이 아니었다."

"니는 이틀에 한번 꼴로 제정신이 아니가? 이럴 거면 아예 같이 죽자! 죽어!"(멱살을 잡으며)

"내가 왜 죽노?"(잡힌 멱살을 뿌리치며)

"니는 그렇게 살고 싶나?"

"그래, 살고 싶다."

"니는 살아라. 내는 죽을랜다"


무대 뒤로 사라지는 조숙자.


"여보야~안된다! 같이 살자~!"


엄마의 발(?) 연기가 끝났다. ㅠㆍㅠ

아ᆢ 못 보겠어ᆢ 어떡해ᆢ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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