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나는
눈물이 아닌 것을 흘려내기 위해
정신없이 달렸다
나는 풀숲에 빠졌다
저물어가는 매미 소리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피어낸 능소화
참을 수 없을 만큼 등에 맺힌 땀방울
난시를 가진 눈 뒤편에 상으로 맺은
초록의 빛과 노란 번짐을 보아라
끝나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지막으로 남은 매미의 울음을 들어보라
끝내 의미가 없어도
밝고 짧게 불타오른 한 생이란
아! 호흡은 정돈된 적이 없다
땀 대신 다른 것을 흘린 날에도
8월의 마지막 날 아름다운 잔상을 지켜보아도
얼마나 더 적셔야
나의 호흡과 박동을
마침내 멈출 수 있는가
나는
뜨거워질 날이 더는 없을
8월의 마지막 날에
흐르는 땀보다 더 뜨거웠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여름의 끝자락에서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