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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여름 Sep 16. 2024

DK

초록 시

추풍의 벌판에

기묘한 것을 보고 쓴다


온몸에 뼈를 곤두 세운

초록색 허수아비를

구름과 새가

쪼아 먹었다


이삭을 맺은 벼들은

고개를 숙였다

저 나뭇가지는

아직도 서있다


하늘이 납작하다

구름이 어딜 가든 있다

고개 숙여 글을 쓰는데

온몸이 뻣뻣하다


사실 나는 익는다는 것이 뭔지 모른다

이보다 더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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