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눈이 몹시 내렸다

검은 시

by 내여름

칼바람 부는 벌판에

기묘한 것을 보고 쓴다


온몸에 뼈를 곤두 세운

초록색 허수아비를

구름과 새가

쪼아 먹었다


이삭을 빼앗긴 벼들은

몹시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저 나뭇가지는

아직도 서있다


하늘이 납작하다

구름이 어딜 가든 있다

고개 숙여 글을 쓰는데도

온몸이 뻣뻣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