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로 1
하양이 몇 개인지 세다가
포기하였다. 그만, 눈의 소리에 귀가
먹먹해져서
그 무엇도 담지 못해
색마저 토해낸 저들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들이 순식간에 지나쳐간다
멈추어 있는 발자국이라 생각했건만
모든 빛을 게워내면서
그 빛이 없으면 식고 마는 존재들 주제에
말도 안 되게 빠르게 움직이고 마는 것이다.
셀 수 없이 하나 된 무제들이여
내가 보기 전에, 내가 밟기 전에
열차만큼 빨리 지나가기 전에, 내리기 전에
호수에서 구름이 되기 전에, 물이 되기 전에
얼마나 뜨거웠던 것이냐
무슨 열을 가지고 있었느냐
눈을 눈으로 본다는 것이
얼마나 낯 뜨거운 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