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큼 땅만큼

파란 시

by 내여름

일곱 살
교회로 가는 길에
맞잡은 엄마 손
달에 맞닿아서 달동네
그 속에 있던 둥지
조사로 말하는 둥지가 아니라.
진짜 나의 집에서

햇귀는 흙먼지에 산란하여
감은 눈을 기분 좋게 뎁혔다.

그 길을 온전히 느끼려
두 눈 감고 걸어가자 말하곤.
당신과 맞닿아 걸었다
상가의 과일향
뻥튀기 집의 고소한 냄새
크고 거친 정맥의 박동
하늘만큼 땅만큼 따뜻했던
당신 손.

먼 훗날
우린 물보다는 맑은 관계란걸
알았을 때. 당신은 내게서 떠났다.
그렇다면 원래부터 존재했는가.
따뜻한 어둠 속에서
같이 걸었던 길은

두 번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 손을 무한히 경유했던 빨간 물은
눈을 부릅뜬 체 흐르는 물보다 진했다고.
그것만은 알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