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검은 시

by 내여름

어둑어둑한 봄날 저녁

창문 밖으로

차소리 부딪힌다

자야겠다


냉장고를 끄고

입에 손을 집어넣어

양말 뒤집듯 나를 뒤집는다

그래야 소리 나는걸 빼내기 수월타.


시린 위를 락앤락 통에 넣는다

소장과 대장은 냄비에 말아 넣는다

비장스런 비장은 핏물이 새지 않게

냄비에 같이 넣어놓는다


깜빡이지 않게 눈을 이쁘게 적출한다

그럼 깜빡하지 않게 된다

아직 손이 남아있으므로

시야는 필요 없는 것이다


염통은 창문 밖으로 던진다

가장 시끄럽지 않은가

일어날 때쯤 까마귀들이 주워올 것이다


손가락을 깨끗이 씻어

금고에 넣어둔다

입은 또 다른 금고에 넣는다 그렇지 않으면

심심한 아구가 손가락을 물어뜯는다


마지막으로 뇌와 귀를 분리한다

그들은 베개 옆에 둔다

재조립할 때 사유와 소리가 필요하다


마침내 부패하는 침묵만이 남았다

그 속에 5그램짜리 하얀색 영혼을 꺼내어

이불을 덮어주고 육질은 기능을 멈추어 쏟아진다


창문이 점점 시꺼메진다

검은 구름과 까마귀가 깔깔거린다

염통을 찾아내면 곧 조용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