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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다태임신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by 오수영

유퀴즈에 다섯쌍둥이 부부가 나왔다. 자연임신이라고 했지만,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임신 초기 초음파 동영상에서 자궁 크기만큼 커져 있는 난소가 눈에 띄었다. 아마 과배란유도의 결과였을 것이다. 보통 한 번의 생리주기에는 하나의 난소에서 하나의 난자가 나오지만, 과배란 유도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두 개 이상의 난자가 나올 수 있기에 다태임신의 가능성이 증가한다. 몇 년 전 내가 집도한 네쌍둥이도 시험관 임신이 아니라 과배란 유도의 결과였다.


약 10년전 인기를 끌었던 쌍둥이 육아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다태임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쌍둥이를 가져서 한꺼번에 육아를 해결하고 싶다는 경우도 있다 하니, 산과 전문의의 관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A는 35세에 처음 시험관 임신을 시도하면서 배아를 3개 넣었고 세쌍둥이를 가졌다. 결국 임신중독증이 발생하여 고생하다가 임신 30주에 조산하였다.

B는 32세였는데 첫번째 시험관 임신에 배아를 2개 넣어 쌍둥이 임신이 되었고, 여행을 갔다가 임신 21주에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결국 아기 둘을 모두 잃었다.

C는 자궁근종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었고 쌍둥이 임신이 되어 대학병원을 방문했는데 자궁파열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D는 시험관 임신으로 세쌍둥이를 가졌는데 자궁경관무력증으로 임신 19주에 모두 유산되면서 대량출혈이 발생하여 자궁동맥색전술까지 받게 되었다.


위의 사례들은 분만장에서 실제로 경험하는 일들이지만, TV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로 다태임신의 위험도는 어느 정도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문기자단으로서 최근에 작성한 글을 아래에 소개한다.


다태 임신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위험 : 네이버 블로그


임신의 결말을 보는 산과 전문의로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거다.


"다태임신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TV에 나온 것처럼 모두 잘 되는 경우만 있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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