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산과 교수 (전임교원 기준) 가 아예 없는 대학이 2 곳이고, 단 1명인 경우가 11 개 대학에 달한다. 2024년 5명에 이어 2025년에도 추가로 5명의 산과 교수가 사직했다."
10일 전 조선일보 기사에 발표된 내용이다. 대학병원 산과 붕괴… 고위험 산모 맡을 전문의 사라진다.https://naver.me/Ge4dd0Zv
산과 교수가 0명 또는 1명인 13개 의과대학의 학생 수는 813명(기존 정원 기준)이며, 2025년에 늘어난 학생 수를 고려하면 1,550 명이다. 이 학생들은 과연 산과학을,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적 지식을 어떻게 배워 미래의 산부인과 의사가 될 수 있을까?
"전체적으로 산과 전임 교수가 2명 이하인 곳이 21개 대학으로 절반 (52.5%)을 넘기에 대학 병원이 주로 담당하는 고위험 산모 분만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라는 내용도 보도되었다.
지난 당직 때는 전라도에서 조산 가능성이 높아 전원된 24주 쌍둥이 산모의 응급수술을 진행해야 했다.
산모는 시험관 임신이었고 첫번째 시험관 시도에 배아를 두 개를 넣었다고 하였다.
임신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이렇게 갑자기 서울로 올라와 수술을 받게 되고
급격히 진행한 진통으로 산도에 끼게 된 첫째 아기가 얼굴과 몸통에 멍이 든 상태로 나올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모자의료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필수의료는 이미 붕괴된지 오래다.
굳이 누구를 탓할 기운도 없는 나는 그동안 수많은 잘못된 정책들과 맞물린 사회의 통념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뿐이라고 그게 그냥 우리나라 모자보건의 운명이라고 결론지을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모성사망비는 일본의 2배 이상이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 이런 상황에서 고위험 산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진료한 산모 중 다태임신의 60% 이상이 조산한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2024년 우리나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다태아의 70.8% 가 조산했다.)
2024년 우리나라 출생아 중 조산아의 비율은 10.2%로 전년도에 비해 0.4%가 증가했다.
(조산율의 급증이 세계 최고인데 아무도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
또한 산모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분만 전후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증가한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40세 이상 산모에서의 모성사망비는 35-39세의 2배이다.)
모자보건 필수의료 붕괴 시대에서 안전한 임신과 출산을 위한 나의 조언을 두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급적 다태 임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임신하는 게 여러가지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