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한 마디로 '안타까움' 이었다.
혈당 조절의 중요성을 알고서 임신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아기의 심장 이상,
이른 조산으로 아기를 잃고 임신 사이 간격이 짧을수록 조산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을 알았다면 피할 수 있었던 다음 임신의 반복 조산,
근종 수술 후 드물지만 치명적인 자궁파열이 발생하며 쌍둥이 임신은 이 위험성을 높인다는 의학적 사실들,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 이런 안타까운 상황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미 임신 한 후 진료실에서 내 앞에 앉아 있는 부부에게 이 '고위험' 상황이 사실은 피해갈 수 있는 것이었다는 의학적 진실을 과연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진료실에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 그러나 꼭 알려주어야 할 내용들을 약 2년 동안 정리했고,
[태어나줘서 고마워] 이후에 틈틈이 썼던 가슴벅찬 순간들을 같이 엮어 마치 셋째 아기를 낳는 심정으로 책을 출간했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사실은 아는 것이 힘인 것은 자명하다.
앞선 세 사례에서처럼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해갈 수 있는 험지(險地)를 가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막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엄마를 비유할 적절한 단어를 찾다가 '바다'를 떠올랐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고, 늘 우리의 힘든 마음을 내비칠 수 있는, 괴로운 기억들을 잊게 해 주는 고향과 같고, 힘들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 는 용기를 준다. 엄마같이.
또한, 책의 서문에 쓴 것처럼 바라건대 이 책을 읽고 ‘임신과 출산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라 고 생각하기보다 힘들지만 위대한 이 과정을 선택하는, 그래서 새로 운 세상의 문을 열어 누군가에게 그리운 바다가 되어 주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리고 그 문을 좀 더 부드럽게 여는 데 이 책이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