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마음의 잔상
같은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을 땐,
내가 무엇을 진짜 두려워하는지 드러난다.
두려움이 내 선택을 쥐고 있다는 걸 알 땐,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불안과 걱정이 내 발목에 붙어있다는 것이 느껴질 땐,
손으로 털어버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괜찮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이 다시 흔들릴 때는
촛불을 끄듯 '후~' 하고 꺼버리고 싶다.
그런데 불을 끄고 나면
언제나 그을림이 남는다.
타고 남은 재보다
그을림이 더 오랫동안 진하게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남은 그을림은
제자리인 양 냄새처럼 스며들어
잊었다 싶을 때 더 진하게 풍겨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