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버린 진심

진심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by Sospira


“아, 나 진짜 진심이야. 완전 진심이라니까? 내 말 안 믿어?”


그런데 나는

진심이냐고 물어본 적이 없다.


그저 그 사람을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인데

먼저 날아온 건 묻지도 않은 '진심'이라는 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 단어가 낯설어졌다.


‘진심’이라고 굳이 덧붙이는 말은,

오히려 나를 못 믿는 사람처럼 느끼게 하기도 했다.

때로는 거짓말을 들킬까 봐 미리 겁먹고 내뱉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그 말이 나올수록 나는 점점 멀어졌다.

왜 자꾸 진심이라고 말해야만 믿어준다고 생각하는 걸까.

진심이란 ,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거라 느끼고 있었던 나는

그 말이 들릴 때마다 오히려 마음이 식었다.



“아니, 나 진심으로 널 걱정해서 그런 거야.”

그 말도 정말 많이 들었다.

근데, 진심으로 걱정한다면서 왜 내 선택은 존중해주지 않는 거지?


난 이렇게 하는 게 좋아.

설사 네가 보기에 좋지 않은 선택일지라도,

그 결과와 책임은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잖아.

그러니까 적어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지켜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이런 말을 꺼내는 순간

나는 또 진지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걱정이라는 이름을 빌려

내 삶의 방향까지 바꾸려 드는 건,

다정함이 아니라 통제 같았다.


진심이란 말이

모든 걸 덮어버리는 그 순간부터

나는 그 단어를 잘 믿지 않게 되었다.


진심이라는 말은,

상대가 정말 궁금해할 때

비로소 꺼내야 하는 그런 무게 있는 말 아닐까.

혹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할 때,

잠깐 반짝였다가도 조용히 가슴에 스며드는 말이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