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없는 공간에서
아침부터 피곤함을 등에 업고
불편한 몸을 다독이며
꾸역꾸역 찾아온 곳.
몸은 치료가 필요하고,
마음은 그저 잠시 쉬고 싶다.
원인 모를 아픔,
고칠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두 손에 꼭 쥔 채
병원문을 열어본다.
하지만 희망도 잠시,
문을 열자마자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다.
환자를 맞이하는 공간인데도
재판장 같은 싸늘한 공기,
차갑고 무심한 시선들.
설명을 듣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고
가슴은 답답하다.
신뢰하고 싶지만
작은 믿음조차
쉽게 생기지 않는다.
치료를 받고 싶어 찾아온 곳인데
왜 몸 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가는 걸까.
다른 사람이 권한다 해도
선뜻 추천할 수 없을 것 같다.
몸은 여전히 도움을 바라지만,
마음은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
발길을 돌린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지친 몸을 챙겨
조용한 곳을 찾아
숨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