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국수

[요리에세이]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어릴 적 먹던 엄마의 잔치국수는 맑은 장국이었다.

국수 위에 부추만 위에 둥둥 떠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울님이 2주 전부터 일요일도 반납하고 매일 밤 9시 넘어

퇴근하더니 드디어 신호가 왔다.

금요일 아침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거르고 출근하겠다고 한다.

미리 끓여둔 육수가 있어 잔치국수를 급히 만들었다.


입맛이 없어도 훌훌 잘 넘어가는 국수. 입안에 물집에 생기고

입천장이 헐고 입술에 물집이 여러 개 잡히더니 기침을 한다.

가정상비약인 윤폐탕으로 감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과 함께 드렸다.


나이도 있는데 입맛을 잃으면 쓰러진다. 건강한 편이고 노담이라

최고인데 입맛을 잃으면 기운이 떨어지므로 걱정이 앞섰다.

울님에게 해준 잔치국수 비법을 공개한다.


** 육수 만들기 **

굵은 다시 멸치 8마리, 디포리 8마리, 기침에 좋은 대파뿌리 한 움큼,

자른 다시마 7개, 당근채 조금, 양파 반 개, 대파 2대, 맛술 2스푼,

참치액젓 1스푼, 물 2,500CC, 굵은소금 1스푼, 국간장 2스푼 등.



위의 재료들을 넣고 20분 동안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중간 약불로 줄여준다.

20분 후 건더기는 건져낸다. 진한 육수는 반만 사용하고 물을 희석하면 된다.

물의 양에 따라 다르니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가감한다.

육수에 멸치 맛이 많이 나면 비린 맛이 날 수 있으니 적당히 넣는 것이 좋다.

냄비에 물을 1,000cc 붓고 물이 끓으면 2인분의 국수를 넣고 4분을 기다린다.

면이 익으면 건져 찬물에 담가 여러 번 헹굼 할 때 비벼주며 밀가루의 전분기를

빨아낸다. 4번 정도 헹굼하고 바구니에 건져 국수에 참기름 1 티스푼을 고루

발라주어야 국수가 붇지 않고 졸깃해져서 맛있다. 이건 친정엄마의 비법이다.


< 계란 지단 만들기 >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다.

노른자에는 흰자와 소금을 조금 넣어 잘 풀어주어야 예쁘게 붙여진다.

흰자는 감자전분 반 티스푼과 소금을 조금 넣고 잘 풀어주면 잘 부쳐지는데

깜박하고 빠뜨리고 넣지 않고 부쳤더니 예쁘지 않게 붙여졌다.


잘게 썬 대파와 김을 썰어 고명으로 올려주었다.

참기름과 참깨를 넣어 만든 양념간장을 넣어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깔끔한 맛을 좋아하니 맑은 장국 상태로 만들었다.

당근과 양파는 나중에 넣어주었더니 보기 좋다.

입맛이 없다고 하더니 국수 한 그릇 뚝딱 비웠다.

빈 속으로 출근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릇이 비워지니 기분이 참 좋다.


콧노래 부르며 '역시 우리 엄마 표 잔치국수는 사랑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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