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리고 휴식

24. 11. 14. 쓴 글

by 유정 이숙한

32년 가까이 사무실과 집, 현장을 오가며 컴퓨터로 매입, 매출 및 각종 일지를 쓰고

주문에 의한 생산 계획을 세우고 원부재료를 구입하는 일을 했었다.

2021년 학생보호인력으로 1년 일하고 우정잇츠에서 써빙이나 주문 전화를 받고 고객을

맞는 일도 시간이 길긴 했지만 할만했다. 우정잇츠가 문을 닫았다.

아는 언니의 추천으로 집에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식당에 알바로 취직되었다. 우정잇츠

문 닫은 토요일 지나고 이틀 후부터 근무했다. 식당 주방에서 6개월 가까이 일했다.


대파나 쪽파, 양파, 쑥갓이나 당근, 배추 등을 다듬어 자르는 일이나 감자나 당근 껍질을

벗겨 채를 치고 오징어를 잘게 썰고 비빔밥 재료에 들어가는 것을 볶을 때도 있지만 전을

부치는 일과 계란푸라 이를 하는 일이 주로 하는 일이었다. 대부분 집에서도 하는 일이라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다. 또 비빔밥이나 돌솥밥을 예쁘게 담아내는 일이 내 담당이었다.


배달 나간 그릇들이 회수되어 오면 애벌 닦아 세척기에 돌려 세척하고 건조하는 일이었는데

돌솥이나 뚝배기가 무겁다 보니 지난주부터 오른 손가락 뿌리 부분이 아프더니 왼손 손가락

뿌리 부분이 아팠다. 게다가 손가락 마디도 쑤시고 열이 나고 확끈거려서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비트를 피클로 만들어 먹어도 아픔이 나아지지 않아 슬그머니 겁이 났다.

남들 다 하는 일이니 그까짓 거 못하랴 싶었는데 도전에도 한계치가 있는 모양이다.


나이가 든 탓이지만 살아오면서 힘든 일을 하지 않고 한량처럼 편하게 살아온 것이 몸에 베인

모양이다. 손가락 관절이 심해지면 고생하겠다 싶어서 11월까지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후임을 구하라고 했다.


24년 6월 3일 처음 시작한 한 달은 무척 힘들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릴레이근무

인데 4시간 이상서 있으면 발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미리 말씀드려 오전 12시 반쯤 화장실

들렀다가 발목운동을 100회 하고 목운동을 하며 5분 정도 쉬었다. 6시간 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면 다리가 아파 두툼한 베개에 다리를 올리고 두 시간 정도 누워 있어야 했다.


실내자전거 타기와 척추강화운동, 무릎강화운동, 스퀘트나 발목운동을 하며 피곤한 몸을 운동으로

어느 정도 풀었다. 일하기 위해 운동을 한 셈이다. 가끔 몸살기가 있거나 너무 피곤하면 일주일 중

하루나 이틀은 쉬고 5일은 운동하며 버텨냈는데 5개월이 넘으니 할만 한 거 같았다.


2주 전에 감기몸살을 일주일 정도 앓고 나아서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 가래가 남아있는지 간혹

기침이 나와 윤폐탕을 아침저녁으로 한 봉 복용했다. 뭘 먹거나 마시면 서두른 탓인지 기도로

음식물이나 물이 들어가서 캑캑 거리며 기침을 하기 일쑤다.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만 받지 않았는데 이비인후과 선생님 말씀이 위내시경 하면서 기도도 살펴보

라고 해서 같이 보기로 24년 12월 6일 예약했다. 내 몸이 쉬어달라고 하니 휴식을 가져야 할 거 같다.


도전은 이쯤 하면 충분하다. 당근에 일반회사에서 구인이 나와서 알바지원을 했는데 60세 미만만

뽑는다는 답변이 왔다. 내 나이도 어르신 나이인가 보다. 기초연금은 내년 내 생일이 지나야 나온다.

호적 나이가 실제나이 보다 두 살이나 줄어서 늦게 나오지만 좀 쉬면서 무거운 거 들지 않는 일을 찾

아야 할 거 같다. 일단 한 달은 휴식을 갖고 3시간이나 4시간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

수입이 적어도 몸이 상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건강이 필수이니까.

지난여름 시급도 지금 다니는 곳보다 훨씬 많고 5시간 하는 일이 있었는데 가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구연동화지도사 2급을 취득하고 그쪽 길로 가지 못한 건 순전히 내 뜻이 아닌 데 가지 못해서 늘 아쉽고

후회된다. 2017년 1년 정도 구연동화지도사로 봉사했으면 그 일과 이어질 수 있었는데 말린 분이 있어

그 길을 가지 못했다. 그 당시 읍사무소 민원담당 일도 들어왔는데 역시 하지 못하게 막았다.

내 인생은 늘 내 생각과 다른 길로 어긋나고 말았다.


2주만 일하면 당분간 휴식이다. 올해 또 신춘문예에 동화를 응모할 것이다.
내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지만 이제 글 쓰는 일을 도전으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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