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소고기 뭇국
지지난 주에 일요일도 반납하더니 지난주 목요일까지 밤 12시와 오후 9시, 10시, 8시에 퇴근해서 무리한다 싶더니 감기가 오렸는지 콜록 거린다. 얌체동이 몸살은 기침을 앞장 세워 예고편을 보내온다. 감기는 초장에 잡아야 하니 윤폐탕을 드렸다. 저녁 메뉴는 감기에 좋은 소고기 뭇국으로 정했다. 동치미도 꺼내놓아야겠다.
한우 국거리 용 고기와 얄팍하게 썬 무 1/4토막, 굵은소금 한 스푼, 물은 두 컵과 맛술 1스푼, 다시마 6조각, 대파 1대 썬 것과 양파 1/3개 썰어 넣고 중간 불에 자작하게 붓고 7분 끓였더니 물이 반이나 줄었다. 뭇국은 이때 소금과 양파, 대파, 다시마를 넣어야 무와 고기에 간이 배서 맛있다. 어느 정도 무가 살짝 익었다.
물 1,500cc(라면 3개 끓이는 양)를 부어주고 불을 세게 올리고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주고 20분 정도 끓였더니 무에서 국물이 뿌옇게 우러났다. 마무리로 다진 마늘과 후추를 넣어 주었다. 이때 다진 마늘을 많이 넣으면 무의 시원한 맛이 가려지므로 1/4스푼이면 충분하다.
맑은 뭇국에는 굵은소금을 넣어줘야 시원하고 보기에 깔끔해 보인다.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 거니까.
오래전에 부산 큰오빠 집에 처음 갔을 땐 콩나물과 고춧가루, 무를 넣고 국을 끓였는데, 처음 먹어봤는데 시원하고 맛있었다. 맑은 뭇국에 고춧가루를 넣어서 먹으면 약간 싱거운 맛이 나므로 소금이나 국간장을 넣어주어야 한다. 맑은 뭇국에 국간장을 넣으면 국물 색이 맑지 않아 굵은소금이 제격이다. 굵은소금은 여러 재료들의 고유한 맛을 살려서 시원하다. 어릴 적 소고기 뭇국은 추석과 설날에만 먹었는데 무척 맛있었다.
밤늦게 퇴근하고 온 울 낭군님은 저녁 식사를 하고 집에 와서는 시원한 소고기 뭇국과 동치미 국물을 마시며 밤참으로 오븐에 구워 말랑말랑한 가래떡 두어 개를 맛있게 들고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식탁에는 찹쌀과 멥쌀, 흑미와 17가지 들어간 잡곡을 넣어 지은 밥을. 맑은 소고기 뭇국에 풍덩 빠뜨렸다. 아삭아삭 노래를 부르는 총각김치, 매콤 달콤한 마늘쫑 무침. 양념깻잎은 잠에 취한 입맛을 깨워준다.
님은 식사할 때 '맛있다, 맛없다' 표현을 하지 않는 성격이시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소고기 뭇국 간 맞아요?"하고 물어보면 얼굴을 보며 "응, 간 맞아. 맛있어."라고 말한다. 반찬 타박은 하지 않지만 아삭거리지 않은 반찬은 젓가락이 가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식감이 아삭해야 좋아한다. 깔끔한 성격 탓일까,
지난해 12월 담근 오이지 두 박스.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더니 얼었는지 아삭함을 잊고 물렁하다. 양념을 하지 않은 순수 아삭 오이지를 좋아하는데 식감이 좋지 않으니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조금 남았는데 잘게 썰어 오이지무침을 했다. 간은 짜지 않고 적당하니 물에 담금 필요 없다. 얇게 썰어 망에 담아 꼭 짰더니 꼬들하다. 오메가 3가 풍부한 들깻가루와 들기름,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소량 넣고 무쳤다. 나 혼자 열심히 먹고 있는데 몇 개 남았다. 25년 가까이 아침 식사를 하지 않던 분인데 나와 지내고부터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잠자는 7~8시간 동안 위가 공복이었으니 아침은 꼭 먹어야 한다. 이것이 내 철학이고 건강 비법이다.
** 소고기 뭇국 재료 **
무 1/4토막, 굵은소금 한 스푼, 물은 두 컵, 맛술 1스푼, 다시마 6조각,
대파 1대 썬 것, 양파 1/3개, 다진 마늘 1/4스푼, 후추 조금, 물 2컵 + 1,500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