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연재) 모태 솔로

( 7회 ) 자네 손은 복손인가 보네!

by 유정 이숙한

오리처럼 입이 튀어나와서 오리 여사로 통하는 순심은

도시에서 대학까지 나왔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이곳 시골까지 흘러왔다.


어떤 이는 돌싱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사별했다며 말이

많았는데 가슴이 유난히 큰 것이 사내들에게 인기가 많아

돈을 많이 벌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랬다고 하지만.

이 사내 저 사내의 품을 전전하며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근근이 모아 읍내에 멋진 카페를 차린 오리 여사다.


경양식을 겸한 카페는 분위기도 좋고 그윽한 클래식

음악과 팝송이 흘러나왔고 들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줬다.


그곳을 찾는 연인들도 많아졌다.

오다가다 들리는 사내들의 말을 잘 들어주어 슬플 때나

기쁠 때 찾아오는 쉼터였다.

찬수와 나이도 비슷하고 어떤 말을 해도 잘 받아주는

오리 여사. 변함없이 반색하며 반겨주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


그는 스테이크의 깊은 맛은 모르지만 비싼 메뉴라고 하니

주문하고는 어설프게 칼질을 하자,

오리 여사가 바짝 다가앉더니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

고기를 토막 내는 것을 도와주었다.


읍내에서 오리 여사와 경쟁자가 있었는데 빼어난 미모와

매끈한 몸매의 멋쟁이 아가씨가 운영하는 실내 포장마차였다.


두세 평 되는 작은 공간에 테이블 서너 개 놓고 장사하는데.

야자다방에서 일하던 조양이 돈 몇 푼 들이지 않고 벽에

하늘색 페인트를 칠하고 야자나무 넝쿨과 동물벽화를

그려놓고 짭짤한 매상을 올렸다.

찬수는 이 여인의 오빠로 통했다.


낮이면 어슬렁거리다 밤 한 시쯤 실내포장마차

영업이 끝나면 장사하느라 쌓인 스트레스도 풀 겸.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드라이브를 가기도 했다.


찬수의 못 말리는 병은 다방 아가씨가 아니더라도 같이

보낸 시간을 시간 비로 챙겨주는 이상한 버릇이다.

요식업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찬수의 티켓비

메너를 인정해 주었다.

공사장에서 힘들게 번 돈을 나눠 쓰는 그였다.


찬수의 영역이 지방으로 넓혀졌다. 공사를 맡는 사장이

공사를 딸 때마다 멤버들을 데리고 갔다.

건물을 지으려면 뼈대를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바닥을 편평하게 바르는 미장과 건물 외벽에 돌을

붙이는 일까지 찬수의 공사영역이 넓어졌다.


하절기엔 장마전선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일이 많았다.


동절기는 춥다고 일이 없고. 도시는 공사 일이 없고

지방으로 전전하며 강원도 산간에 굵직한 공사들이 많았다.


건축 일은 힘들긴 하지만 수입이 제법 많았다.

노임을 받는 날은 선술집에서 삼삼오오 모여 고스톱을

치는 것이 건축업에 종사자들의 문화였다.


화물차 기사들에게 배워 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이

떠진 그인 터라 뒷손이 잘 붙어서 하는 족족 잔돈푼을 땄다.


옆에 동료들이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입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남자란 칭찬을 들으면 우쭐해지는 법.

칭찬이 화를 부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 자네는 고스톱을 했다 하면 점수를 따는가? 자네 손은 복 손인가 보네!

- 뭘요. 잘 못 쳐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쩌다 점수가 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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