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 전의 일이다.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 858-1번지에서 식품회사 운영 할 때였다.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오면 윗 밭에서 흙과 토사가 우수수 흘러내렸다.
옹벽을 한 장소는 흙만 흘러내리고 토사는 흘러내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윗 밭에서 옹벽이 있는 곳. 윗밭에서 1미터 전방에 깊게 골을 냈다.
그 골을 타고 빗물이 우리가 만든 PVC주름관을 통해 아래로 쏟아져
작은 수로로 빗물이 유입됐다.
옹벽이 없는 곳은 툭하며 언덕이 페이고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그런 일로 윗 밭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특히나 우리가 이사하기 전에는 우리 베란다 앞 작은 오솔길이 된
공간을 무단으로 수 년간 밟고 다녔는데 우리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가 이사 와서 집을 짓고 나무를 심고
베란다 앞에 사람 한 사람 걸어다닐 정도의 길만 남기고
윗밭으로 가는 언덕에는 사철나무와 대나무를 심어 길을 막았다.
우리는 나름 철쭉과 사철나무, 대나무를 심어 윗 밭 경계인 언덕과
옆밭 경계의 작은 언덕도 무너지지 않게 한 의도였고
묵시 중에 경계 표시도 한 속셈이었고 장마를 대비한 요량이었다.
윗 밭은 다른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이 아닌 곳을 길이라 우기며
길을 막고 집을 지었다고 시비를 걸었다.
그러니 잘 지내지 못할 수밖에.
우리는 독정 1리이고 윗 밭을 경작하는 분들은 독정2리에 살았다.
건너 건너 아는 분이었지만 길 문제로 시비를 걸어오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 집과 친하게 않을 수밖에..
2000년 어느 여름이었다.
윗 밭에서 토사가 쏟아져 언덕이 깊숙하게 골이 패였다.
공장을 더 짓기 위해 토목허가를 받아놓은 토지 400여평.
빗물이 흐르는 길이 막혀 한강이 되었다.
날이 개이자 포클레인 장비를 불러 물길을 내느라 언덕 아래를 팠다.
윗 밭 아저씨가 하는 말씀이
"언덕 아래를 파면 언덕이랑 밭이 더 무너집니다. 파지 마세요!"
한두 번은 윗 밭에서 토사를 긁어 올리기도 하더니
점점 손도 내지 않으면서 잔소리만 한다고 생각했다.
윗밭에 인삼을 심었는데 어느 날 보니 자전거가 쓰러져 있었다.
그래서 윗 밭 아저씨의 큰 아드님에게 전화를 걸어
누군가 윗 밭에 심은 인삼을 훔쳐가려고 한 거 같다고 일러줬다.
그후로는 얼굴을 붉힌 일이 없었다. 서로 말조심 했으니까,
그만하면 윗 밭에서 우리 공장을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그 아저씨 말씀이 옳았다.
언덕 아래를 파내지 말고 꾹꾹 눌러줘야 하는 것이었다.
비가 오면 지반이 약해진다.
그럴 때 파내지 말고 꾹꾹 눌러줘야 한다.
서울이나 지방 어느 곳이든지 지하철이나 지하도로를 건설하느라
땅을 깊이 파내고 있다. 지하에는 자하수가 흐르는 물길이 있다.
어느 곳을 파내던지 파내고 나면 지하의 구도가 달라진다.
잘 아물려 있던 지반이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은 지반이 약한 모래땅이었다.
모래 땅을 개발하여 특별한 동네로 인식을 탈바꿈했다.
서울은 현재 인구가 포화 상태다.
서울로 인구가 집중된 지 오래다.
행정수도를 노무현 대통령이 옮기려고 했는데
반대에 부딪쳐 옮기지 못했다.
4대 강도 강을 파내서 물 흐름을 막아 물이 고여있다 보니
녹조라테 현상이 되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이라도 지반이 약한 곳을 자백해야한다.
지질학자는 아니지만
물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파내지 말고 그 주변에 둑을 쌓서 높여주면 어떨까?
모르긴 해도 아무튼 땅을 파내는 건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