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 모태솔로의 사랑이야기 >
사랑의 유통기한이 2년이라고 했나, 주모는 챙겨주는 것보다 챙겨주기를 바랐다. 챙겨줄 사람이 있어 그는
행복했다. 선배 형이 한 달 기한이라며 가게를 찾아왔다. 그는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 형님 내가 죽을병이 걸려 일을 할 수 없어요. 지금 주모에게 얹혀살고 있어요. 장기가 건강하면 그거라도 떼어드리겠지만 틀렸고. 눈은 줄 수 있으니 그것이라도 가져가시겠어요?
그의 말에 선배 형은 사정이 딱함을 알고 돈 받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그는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근무했다. 뜨거운 음식을 맛보다 혀를 데어 짠맛을 느끼지 못했다. 평소에 머리가 땅만 닿으면 코를 골고 자는데 밤에 자다가 배가 아프다고 때굴때굴 굴렀다.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 보라고 했다. 구급차에 실려 큰 병원 응급실로 갔다. 검사 결과 위암 중기였다. 그의 한 배 동지인 9남매가 병원으로 몰려왔다.
막내 여동생이 병원과 집을 오가며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 주모는 한 주일쯤 병상을 지켜주더니 가게 문을 열어야 한다며 갔다. 암세포가 있는 위를 떼어내고 항암치료받느라 머리를 빡빡 밀었으나 아프면서도 행복했다. 위암에 좋다는 인삼이나 버섯을 막내 여동생과 주모가 교대로 끓여다 주었기 때문이다.
한 달 후 퇴원해서 몸을 추스를 때까지 막내 여동생 집으로 갔다. 여동생이 몸에 좋다는 것을 이것저것 해 먹였다. 주모는 바쁘다고 발을 뚝 끊으니 기다림의 하루가 길기만 했다. 주모가 왔는데 의식적으로 그의 눈을 피했다. 그는 불편해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막집으로 돌아갔다. 주모는 반겨주지 않는다. 하늘아래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몸이 좋지 않으니 화투도 끓고 주모와 잠자리도 뜸해졌다. 행복의 배가 먼바다로 출항했다.
팔순의 노모가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 말썽꾸러기 형이 정신을 차리더니 노모와 살고 있다. 그는 노모에게 빚이 있다. 노모에게 따뜻한 밥 세끼 챙겨주고 세탁기에 돌린 빨래를 널어준다.
어느 날 서희가 계란을 사들고 왔다. 그가 머리를 빡빡 깎은 것을 보고 놀랐다. 그는 위암 수술을 받았다고 말한다. 서희가 놀란 표정이다 그가 타준 커피를 마시고 돌아갔다.
그는 마음을 굳혔다.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주모 곁을 떠난다. 변심한 주모의 정을 떼고 간다. 너를 좋아한 나의 복수다. 넌 나의 진정한 여인이 아니었어. 순전히 장사 속이었어.. 내 여인은 오직 한 사람, 서희 얼굴 한 번 보고 그녀의 타주는 마지막 커피를 마시고 떠나야겠다!’
그는 덜덜 거리는 형의 화물차를 몰고 갔다. 눈에 익은 공장 마당에 차를 세우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그의 마지막 방문을 모른다. 반갑게 맞아준다. 머그잔에 커피믹스를 뜯어 넣고 왕소금 몇 알과 뜨거운 물을 부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과 맑은 커피 잔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본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얼굴이다. 그녀를 눈에 담았다. 다음 생에는 하나님께 떼를 써서 그녀와 맺어지고 싶다. 그녀는 아무런 동요도 없이 평소처럼 그를 마당까지 배웅해 주었다.
그는 주막에 갔다. 주모는 자리를 비웠다. 방으로 들어갔다. 통증이 심할 때 먹으라고 처방해 준 수면제 다량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사랑하는 서희를 가슴에 담은 채 깊이 잠들었다. 꿈속에서 그녀와 만났다. 서희가 그를 안아주었다. 행복한 꿈에서 깨어나기 싫은 그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에필로그 >
서희는 그의 영전에 믹스커피 한 잔을 올리고 있다. 그의 영혼이 천국으로 가기를 기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타준 커피 향에 취해 마냥 행복했다, 그의 막내여동생이 주모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분노에 찬
슬픔을 가누지 못한다. 여동생이 서희의 손을 잡으며
- 언니, 울 오빠가 언니를 좋아했는데, 그거 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