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이럴 수가?

[ 생활 에세이 ]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가을장마인지 비가 오락가락한다. 새벽에 옆지기 지인이 낚시로 참돔을 많이 잡았다고 가져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곤히 잠든 날 깨우지 못하고 냉장고를 열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새벽 6시면 나도 화장실에 가야 할 시간이라 잠이 자동으로 깨었으므로 정해진 틀대로 일어났다.


교회에서 새 신자를 전도하기 위해 VRP로 가족이나 친지 또는 지인을 예배에 초대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고맙게 옆지기가 나와 함께 교회에 가서 9시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새벽 6시, 제부도로 달려가서 크고 실한 참돔 십여 마리를 아이스박스에 담고 오는데 '우당탕 우당탕' 참돔들이 아이스박스 속에서 몸부림치는 소리가 들린다. 살아있는 생명들이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데 미안했다.

사십 여분 달려오니 아이스박스 안이 조용해졌다.



처음으로 두 사람이 예배에 참석했다. 그동안 부부가 같이 예배드리는 것이 제일 부러웠다. 같이 예배드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앞으로 예배에 또 참석해 줄지 말지는 미정이다. 제부도에서 가져온 참돔 한 마리는 구역장 목자에게 주었다.


예배가 끝나고 집에 들러 참돔을 내려놓고 가야 하는데 시간이 바빠서 내리지 않고 아이스박스에 담아진 대로 평택으로 가는 길이다. 어제 만든 약밥을 가져와 차에서 아침밥을 대신했다. 찹쌀과 꽃처럼 오린 대추, 깐 녹두, 볶지 않은 땅콩, 밤, 국간장, 진간장 조금 넣고 꿀을 설탕대신 넣고 대추씨 우린 물을 넣고 약밥을 만들었다. 당뇨이니 설탕 대신 아카시아 꿀을 넣었는데 땅콩 때문에 고소하니 맛있다.



화요일이 대장 생일이라 둘째가 점심을 사기로 약속이 잡혀 있어 평택 딸의 집으로 달려갔다. 손녀딸과 딸을 태우고 평택항 마린보이로 가서 전망대로 보고 예약석에 앉았다. 우리는 코스요리, 둘째와 딸은 단품으로 스테이크와 생선가스, 크림파스타를 먹었다. 우리는 코스요리에 토마토 파스타와 야채샐러드와 두어 가지 먹고 랍스터를 먹었다.


20년 전에 애들 아빠랑 청계의 라이브카페에 갔을 때 랍스터 가격이 고가라 먹지 못했는데 오늘 호사한다.

랍스터가 바싹 구워 고소하고 치즈가의 풍미가 좋다. 생선가스와 크림파스타도 나눠먹었더니 배가 부르다.


생선을 만지면 몸에 비린내가 배일 거 같아서일까, 아님 손녀딸이 빨리 보고 싶어서일까, 참돔을 다듬지 않고 아이스팩을 집어넣었더니 생선이 상할까 봐 불안하다. 벌써 오후 3시다. 참돔 두 마리는 큰아들 처가에 보내려고 통째로 비닐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남은 참돔은 대장이 머리를 잘라주면 내장을 꺼내고 씻었다. 옆에서 비늘을 긁어주면 어슷하게 칼집을 내서 굵은소금으로 절였다.


김칫국을 끓여 저녁밥을 차려주고 2시간 가까이 참돔 머리를 고았다. 하지만 낚시 바늘을 한 개 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덜렁대느라 발견하지 못한 걸까? 저녁 7시다. 피곤이 몰려와서 설 거리도 하지 못하고 잤다.

밤 11시에 일어나니 3시간 넘게 고았는데 낚싯바늘을 제거하지 않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아뿔싸!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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