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 유정 이숙한
잠복결핵약 90일 복용하고 간수치를 알아보기 위해 병원에 갔다. 피를 뽑고 1시간 반을 기다렸다. 다행히 간수치는 올라가지 않고 내려갔다. 건강보조식품 두세 가지와 관절염 약을 복용하다 보니 예전보다 수치가 올라가긴 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경기의료원 수원병원에 가는 길을 갈 때마다 헤매게 된다.
네비를 찍지 않았더니 수원역으로 가는 길이라 차를 멈추고 카카오 네비로 맞추니 금방 화서역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단풍이 드는 산과 들을 본다. 비봉 추모공원을 지날 때마다 애들 아빠에게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건넨다. 가을은 내게 슬픈 계절이었다. 35년 전 초석의 큰오빠가 떠났다. 또 친정아버지를 옥천 종산에 모시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보였는데 무척 애처로워 보였다. 40년 전 고교 동창들과 수인역에서 연안부두까지 하이킹을 갈 때, 자전거를 타지 못해 걸어갔을 때 핀 코스모스가 정겨웠다.
코스모스를 보면 구월에 떠난 아버지가 생각난다. 내 마음에 쓸쓸함을 상기시켜 준 건 6년 전 시월이었다.
가을이면 가을에 떠난 사람들 때문에 코스모스가 애처롭다. 단풍이 지는 이 가을을 몇 번이나 맞이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깜박 잊고 있는 게 있다. 생각해 보니 작년 가을에 새 인연을 만났다.
이제부터는 가을은 슬프고 외로운 계절이 아니고 만남의 계절이라고 부를까? 그렇게 생각하니 슬프게 보이던 가을 산야가 정겹게 느껴진다. 얼른 무릎 통증이 나아서 단풍이 곱게 든 곳, 국화향기가 그윽한 길을 걷고 싶다. 우리 딸은 가을을 많이 탄다는데 같이 단풍과 국화꽃 구경하러 가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