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높을 때, 응급조치

[ 에세이 ]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평소 최고 혈압이 130 이상으로 높은 경우, 일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하고 부득이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있다.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잠을 자다 얼굴 한쪽이 먹먹한 마비 증상이 있을 때, 술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실룩거리거나 무의식 중에 얼굴이 땅기는 것 같아 자꾸 두드릴 경우가 있다. 이때 방치하면 몸 한쪽이 마비가 와서 중풍에 걸릴 수 있다.


35년 전 큰오빠가 부모님에게 시골집을 사주려고 생명보험을 해약해도 삼백만 원이 부족해서 밤새 고민했다. 마침 아이가 아파 칭얼거리고 우는 바람에 잠을 통 이루지 못했다. 아침이 되자 입이 돌아가 있었다.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10월 유신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부마 항전으로 다친 학생들이 초만원이라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 오빠는 침술원에 가서 침을 맞으면 될 거 같아 그곳으로 갔다. 침을 맞는 도중, 기력이 없는 상태라 침을 이기지 못해 정신을 잃었다. 시내 큰 병원에 가니 머리 뒤 숨골이 압력에 의해 터진 것이었다.

입원 후 뇌세척 수술을 했지만 두 주일 후 세상을 떠났다.


혈압이 높은 사람이 밤새 잠을 설치면 혈압이 상승한다. 응급조치로 바늘이나 수지침으로 열 손가락에서 피를 빼내 주었더라면 입이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고 침을 맞다 쓰러지지 않았을 것이다. 마흔둘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세상을 등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경험에 의해 지혜가 생긴다. 그때 응급조치법을 알게 되었다.


몸의 일부가 고장이 나면 그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다. 안면이 불편하고 마비가 오거나, 술을 마신 후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숨이 쉬어지지 않을 때, 급체하여 얼굴이 창백해졌을 때, 응급조치로 손가락 끝을 소독하고 수치침이나 바늘로 열 손가락 끝을 찔러 피를 빼주면 막힌 숨이 돌아온다. 압력솥에 밥을 하고 압을 빼주지 않고 압력솥을 연다면 폭발하거나 펑 터질 수 있는 논리와 같다. 우리 몸도 압이 차면 머리의 혈관이 터질 수 있다. 7천 원짜리 수지침과 일회용 침을 가정상비용으로 침대나 머리맡에 구비하면 언제든 응급조치가 가능하다.


7년 전, 애들 아빠가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이었다. 그해 추석 무렵 친한 친구 집에 초대되었다. 식사하며 아끼는 귀한 양주를 내놨다. 기분이 좋으니 양주 1병 반 가량을 마셨다. 저녁 식사도 잘했다. 물론 내가 말렸지만 듣지 않았다. 그 집을 나와 전철역으로 가는 도중 숨을 몰아쉬고 주저앉았다. 가방에 소지한 수지침으로 열 손가락 끝에서 피를 빼줬더니 숨이 돌아왔다.


25분 후 신촌역에 도착하자 숨을 몰아쉬기에 열 손가락에서 피를 빼줬더니 숨을 쉬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니 고혈압 환자가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저혈압 쇼크가 와서 수분을 많이 보충해 주어야 한다며,

작은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으라고 처방했지만 듣지 않았다. 결국 1년 뒤에 지병인 폐섬유화증이 도져 저혈압 쇼크로 돌아가셨다. 잔소리 같지만 혈압이 높은 분은 건강을 위해 음주를 삼가는 것이 최선의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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