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사냥에 성공한 랑이

[ 단편동화모음] < 길고양이 나비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바다를 막아 만든 간척지 논에는 지난해 가을에 떨어뜨린 벼 이삭이 많고 물웅덩이가 여러 곳 있고

작은 하천에서 물이 있어 새들이 겨울을 나기에 안성맞춤이었지. 새들이 낮에는 바다나 호수· 해안 등

앞이 트인 곳에서 먹이를 찾아다 저녁이면 논이나 습지로 이동하여 아침까지 머무르며 배를 채웠어.

청둥오리들은 겨울이면 논에서 살며 배를 채우고 4월 하순에서 7월 상순까지 하천이나 남양호 강에서

붕어나 미꾸라지 같은 민물고기를 잡아먹으며 행복했어, 청둥오리 보통 한 쌍이 6∼12개의 알을 낳는대.

28~29일 알을 품고 있던 암컷 청둥오리가 새끼들을 부화를 시켰거든. 아장아장 걷는 아기청둥오리들이

걸음마하며 어미 옆에서 벼 이삭을 주워 먹고 있었어.


나는 새끼들이랑 청둥오리 사냥을 나갔어. 알을 품고 있던 암컷이 잡으려고 다가가자 멀리 날아갔어.

청둥오리 알을 몇 개 훔쳐 먹었는데 배가 아팠어. 새끼들이 나오려나 봐, 얼른 집으로 갔어, 아주머니가

만들어준 따뜻한 집에서 새끼 고양이를 두 마리 낳았어. 바둑 고양이와 얼룩 고양이였어.

두 주가 지난 일요일이었어. 겨울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우리의 보금자리에 물이 스며들고 말았어.

빗방울이 가늘어진 틈을 타서 아주머니가 만든 개집으로 아기고양이의 목을 물고 갔어. 랑이와 두기,

룩이와 둥이가 사는 집으로 옮겨갔어. 4남매는 갓 태어난 어린 동생들이 추워서 바들바들 떨며 낑낑대자

따뜻하게 품어줬어. 아기고양이들은 룩이가 엄마 고양이인 줄 알고 가슴을 핥았어.


어린 고양이들이 둥이의 가슴을 더듬어주자 간지럽다고 야옹야옹 떠들었어. 랑이가 참으라고 했어.

둥이는 랑이의 말을 잘 들었어. 언니 오빠 고양이들이 아기 고양이들을 가운데에 놓고 밤새워 품어줬어.

고양이들은 서로 몸을 기대고 따뜻하게 감싸주니 모두 행복했어.


아침이 되자 배가 고프다며 아주머니에게 밥 달라고 야옹야옹 떠들자. 랑이와 둥이도 야옹야옹

“밥 주세요, 아주머니?” 아주머니가 사료를 갖다 주었어. 아주머니는 고양이 사료만 주더니 요즘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며 개 사료를 섞어 주었어. 멸치 국물을 뺀 건더기와 밥과 멸치젓국이 들어간

밥을 사료와 섞어주었어. 고양이들은 배가 고프니 맛있게 먹었어. 누런 고양이가 밥이 먹고 싶어

담장 위에서 침을 질질 흘렸어. 새끼고양이들이 일제히 누런 고양이에게 대들었더니 도망갔어.


넓은 들에는 찬 바람이 쌓여있던 눈을 날렸어. 밤하늘에 반달이 얼굴을 내밀었어. 나는 랑이와

두기, 둥이를 데리고 사냥하러 길을 나섰어. 룩이는 동생들과 아주머니가 깔아준 따뜻한 이불속에

파고 들어가 바람을 피하고 있었어. 나와 3남매 고양이는 바람이 생생 부는 벌판을 걸어갔어.

청둥오리들이 자고 있는 짚더미로 낮은 포복으로 가고 있었어. 우리는 어두운 밤이면 동공이 커져

야광 플래시를 켠 것처럼 잘 보였어. 내가 잽싸게 한 마리를 덮쳤어. 청둥오리가 아닌 두루미였어.

두기와 둥이, 랑이는 짚이 쌓여있는 곳에 새들이 잠을 잔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어. 둥이와 두기,

랑이는 내가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 했어.


청둥오리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피해 다른 새들이 있는 곳으로 낮은 포복으로 우리는 걸었어.

발소리를 들은 새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어. 우리는 몸을 숙이고 가만히 있었어.

눈치를 챈 청둥오리들이 한꺼번에 하늘로 올라가더니 까만 구름이 되었어. 그중 한 마리가 땅으로

쿵 떨어졌어. 랑이가 점프해서 잽싸게 낚아챘어. 늙은 청둥오리인데 날개가 부러져 잘 날지 못했거든.

랑이가 청둥오리 사냥에 성공했어. 랑이가 늙은 청둥오리의 몸통을 누르자 발버둥 치더니 긴 부리로

랑이의 머리를 쪼아댔어. 랑이는 아파서 눈물이 났어. 둥이와 두기가 청둥오리의 목을 동시에 물었어.

랑이와 고양이들은 합동작전으로 처음으로 청동오리 사냥에 성공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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