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몰랐다

[ 에세이] < 정거장 없는 완행열차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지구 반대편 나라에 여행 온 거 같다. 담당의가 1월 12일에 실밥 뽑고 퇴원하라고 했다. 퇴원하면 물리치료도 받지 않고 집에서 재활운동을 하면 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두 다리를 쫙 펴고 발에 힘을 주면 무릎에 영향이 간다고 간호사가 말해주었다. 두 발을 세워서 꽉 펴고 10초 동안 있다 내리는 것인데 위로 올려서 하는 운동보다 쉽다. 아침과 점심, 저녁 먹고 50번씩 하라고 한다. 무릎도 어느 정도 굽혀지고 잘 걸어진다. 뒤퉁 거리지만 내 발로 걸으니 좋다. 식사 후 600걸음 걷는다. 걷다 보니 다리에 힘이 붙었다. 하루 2천 걸음 걷고 있다.


김 공은 알아서 잘해 먹을 거라고 호언 장담하더니, 힘들게 일하고 와서 밥하고 반찬 만들기가 귀찮은가 보다. 고들빼기김치, 오이김치, 나박김치, 김치볶음, 김장용 포기김치 하고 식사하는 모양이다. 나와 만나기 전처럼 아침 건너뛰고 점심과 저녁만 먹는다고 한다. 일하고 오면 피곤해서 침대에 머리를 대면 금방 곯아떨어진다.


약속된 날에 납품을 맞추느라 바쁜 모양이다. 힘든데 병원에 오지 말라고 했다. 잠깐 얼굴 보기 위해 차 밀리면 35분이면 올 것을 1시간 걸린다. 그 시간이면 식사하고 쉴 수 있다. 며칠 얼굴을 보지 않으니 궁금하다.

매일 축구나 농구, 야구, 배드민턴, 바둑에 이르기까지 경기들을 섭렵해서 본다. 옆에 없으니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모양이다. 평소에 즐기던 것들이 재미가 없다고 한다.


사워를 할 수 없으니 뜨거운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았다. 옷을 자주 갈아입으니 그나마 낫다. 딸이 두유, 사과, 귤, 맛밤을 사다 주고 막내가 메디웰을 사줘서 먹을 것이 많다. 아침은 병원 밥을 먹지 않고 그것들을 먹는다. 1월 1일에는 큰아들 내외가 김밥을 사 와서 같이 먹었다. 병원비가 아직 입금되지 않아 마음이 불편하다.

거래처에서 김 공이 일한 수고비를 내일 내일 하며 미루는 모양이다. 항상 그랬긴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들을 퇴고하다 보니 고칠 데가 많았다. 한 번 더 읽어보고 다듬고 퇴고해야 할 것들이 수두룩 하다. 병실 침대에 앉아 썼던 글들을 퇴고하고 있다. 왼쪽 무릎이 아직 부어있다. 무릎을 꺾는 치료를 매일 받는데 어제는 130도 꺾고 오늘은 120도 꺾었다. 오늘은 걷기 운동 2천 걸음 채우지 못해 많이 아쉽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은 최고의 행복이다. 그보다 큰 행복은 없다.


사람은 왜 나이 들면 몸이 아픈 것일까, 어떻게 해야 아프지 않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젊어서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 무릎관절이 오다리로 변형되었다. 콘드로이친 1200을 먹고 손가락 아픈 것은 나았다.

무릎이 싱싱해야 잘 걸을 수 있는데 칠십이 되기 전에 인공무릎수술을 받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사람은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데 하물며 젊어서 60대에 수술을 받을 줄 상상하지 못했다. 퇴원하면 무릎이 많이 아프지 않고 빨리 나아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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