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와 의문

[ 에세이 ] <정거장 없는 완행열차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작년에 새로 구입한 삼성 세탁기가 배수상태 확인이란 글이 뜨면서 헹굼 중에 여러 번 정지 상태했다. 타올류 삶음으로 세탁을 맞춰놨는데 3시간 만에 세탁을 마쳤다는 신호 음악이 떠서 신통했다. 그게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예전에는 삼성전자서비스에 들어가서 서비스 방문 신청을 하면 금방금방 됐는데 요즘은 AI시대라고 하더니 나이 먹은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어려워졌다. 서비스센터 전화를 걸어도 오래 기다려야 하고 너무 불편해졌다. 인건비를 아끼려고 하는 것인지 갈수록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제품을 살 때는 쉬웠는데 서비스 기간 동안에 서비스받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삼성전자서비스에 들어가서 고장 내용을 적으면 방법이 나온다. 그래서 어름어름 그 방법을 연구해 보았다. 배수상태확인이라면 세탁기 아래에 있는 필터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그곳을 열어 거기에 끼인 것들을 자주 빼내주었다. 하지만 2주 넘게 배수상태확인이라면 세탁기가 세탁을 마치고 2회 헹굼을 하며 멈춰 서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다시 삼성전자서비스에 들어가서 천천히 읽어보았다. 세탁기 아래에 있는 필터 옆에 새끼손가락 보다 가는 호수가 있었다. 그 호수를 빼내 뚜껑을 여는데 열리지 않았다. 타올로 싸서 여니 잘 열렸다. 보일러도 그 안에 공기가 차면 보일러가 잘 되지 않는데 그거와 같은 거 같았다. 그래서 천천히 그 가는 호수의 물을 세탁기를 돌려 호수를 통해 물을 한참을 빼주었다. 그랬더니 세탁을 할 때 배수상태 확인이란 글이 뜨지 않았고 신기하게 세탁이 잘 되었다. 이건 사용하는 사람이 기술적인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게 2주 이상 세탁기가 잘 돌아가고 있는데 이번에는 타월을 빨면 타월의 올이 쭉 빠진다. 왜 그럴까, 혹시 세탁기 통 안에 작은 나사못이라도 돌아다니고 있다는 말인가,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전화를 거니 3분 이상 기다려야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어 기다리다 포기하고 인터넷으로 서비스센터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무세제통세척을 하라고 했다. 두 시간 넘게 걸렸다. 세탁물은 옆에 널브러져 있었으나 천천히 기다렸다. 혹시 통세척을 자주 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하라는 표시가 뜰 때마다 하긴 했는데...


6년 만에 처음으로 거실 창문에 걸었던 먼지가 자욱한 커튼을 세탁기에 돌렸다. 그런데 세탁이 끝나 줄에 널다 보니 올이 삐죽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세탁물을 널던 김 공이 나를 불러서 알게 되었다. 나는 며칠 전부터 타월들이 올이 빠지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처음 보았으니 놀랄 수밖에, 커튼을 다 말리고 나서 올을 잡아당기고 겉으로 삐져나온 올을 가위로 잘라냈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까? 걱정이다.


삼성서비스센터에서 올이 빠진다고 적으니 무세제통세척을 해라고 해서 했으니 이번에도 잘될지 모르겠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비싼 운동복을 울세탁으로 맞추니 3회 헹굼이고 3분 탈수였다. 3번 헹굼 하니 가루세제가 다 빠지지 않았을 거 같아 헹굼 탈수로만 맞췄더니 3회 헹굼 3분 탈수였다. 그래서 2회 헹굼으로 수정하고 운동복을 돌리고 꺼냈다. 타월은 진즉 빠진 것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세탁물은 올이 빠진 것이 없었다.


일반 세탁물을 돌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하다. 그나저나 올이 빠진 타월들을 버려야 하나, 일단 풀어진 올을 가위로 잘라냈다. 오래 사용한 타월들이지만 값싼 것들은 아닌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김 공에게 세탁할 때 올이 빠지는 원인이 세탁기 통 안에 이물이 끼어서 그런 거 같다고 말했더니, 세탁기 안을 매의 눈으로 한참 동안 보더니 세탁기 너트에 낀 미세한 이물을 찾아내 빼냈다. 내가 찾을 때는 보이지 않더니 기계장인의 눈에는 보인 것이다. 삼일절 날 세탁물을 3번 돌려보더니 이상이 없는 거 같다고 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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