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이번 생은 삐딱하게
실행
신고
라이킷
28
댓글
5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금낭아
Nov 16. 2021
꼬까신 비가(정신대 할머니의 부음을 듣고)
꼬까신 비가
꽃그늘 아래 꼬까신 벗어 놓고
나들이 간 줄만 알았던
소녀가 돌아 왔네
피감탕발
로 돌아와 꼬까신 앞에 섰네
사그랑주머니
로 팔십 년
가슴에 고이는 피고름 퍼내며
그 한마디 기다렸는데
밉쌀
한 됫박 내밀고
입빔
하려네
남의 딸 짓밟은 발로 집에 돌아가
제 딸의 잠든 이마 쓸어주었으려나
머리 빗겨 흰 교복 입혔으려나
끝내 못 듣고 가네
소금쟁이 발자국 찍으며
꼬까신 손에 들고 맨발로 싸목싸목
신의 ‘한 말씀’ 들으러 가려네
그제야 내 영혼 나으리이니.
피감탕발
- 피 + 감탕발(진흙투성이 발)
사그랑 주머니
-
다 삭은
주머니
라는 뜻으로, 겉모양만 남고 속은 다 삭은 물건을 이르는 말
밉쌀
- 참외 서리, 닭서리 따위의 대가로 그 부모가 내놓는 쌀
입빔
-
입막음이나
입씻이로
주는
돈이나
물건
싸목싸목
-
조금씩 천천히 나아가는 모양
keyword
역사
그림
감성
금낭아
소속
직업
출간작가
엄마가 내 딸로 태어났다
저자
96세 아기가 된 노모를 모시며 글을 씁니다. 24시간 보채는 엄마때문에 요즘은 짧은 동화를 씁니다.
구독자
9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먼 나라의 봉화
꼬까신 비가 2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