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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Dec 29. 2021

밭으로 가지 못한 콩나물

     

한파에도 노점에 나와 앉은 콩나물시루

잠결에 딸려나와 덕대에 걸린 노파

얼었다녹았다 황태가 되어가 시간


푸른 콩밭 그리며 분만한 싹이건만

끝내 펴지지 않는 떡잎

서로 어깨 받쳐주며 성벽을 오르지만

깜장 비닐 지붕을 뚫지 못하고


더 달라한 움큼 뽑아가는 손이 야속한 건

천 원짜리 한 장에 머리채 잡히는

잔업에 체불에 비무장지대의 자식들 생각에


바닥에 나동그는 콩나물 한 뿌리

심마니 되어 안아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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