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으로 가지 못한 콩나물

by 금낭아

한파에도 노점에 나와 앉은 콩나물시루

잠결에 딸려나와 덕대에 걸린 노파

얼었다녹았다 황태가 되어가 시간


푸른 콩밭 그리며 분만한 싹이건만

끝내 펴지지 않는 떡잎

서로 어깨 받쳐주며 성벽을 오르지만

깜장 비닐 지붕을 뚫지 못하고


더 달라며 한 움큼 뽑아가는 손이 야속한 건

천 원짜리 한 장에 머리채 잡히는

잔업에 체불에 비무장지대의 자식들 생각에


바닥에 나동그는 콩나물 한 뿌리

심마니 되어 안아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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