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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낭아 Mar 27. 2022

붓꽃에게

이제는 남의 꽃밭

봄은 길을 잃고

똥색 깃털펜이 흩날리는 계절


붓꽃 뿌리야 너는

봄볕이 없어도 눈을 열고 꽃대를 밀어 올려

뿌연 허공일랑 푸른 이마로 닦아내고

청정한 붓을 들어 하늘에다

한 점 부끄럼 없는 획을 찍으렴

혼불로 탔거든

사다리 걷어차일까 떨지 않아라


뜨거운 바람이 전하는 봄의 유언에

뿌리 속 잠자던 내 심장이 콩콩 뛰는 소리 

달싹이는 흙이 전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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