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꽃에게

by 금낭아

이제는 남의 꽃밭

봄은 길을 잃고

똥색 깃털펜이 흩날리는 계절


붓꽃 뿌리야 너는

봄볕이 없어도 눈을 열고 꽃대를 밀어 올려라

뿌연 허공일랑 푸른 이마로 닦아내고

청정한 붓을 들어 하늘에다

한 점 부끄럼 없는 획을 찍으렴

혼불로 탔거든

사다리 걷어차일까 떨지 않아라


뜨거운 바람이 전하는 봄의 유언에

뿌리 속 잠자던 내 심장이 콩콩 뛰는 소리

달싹이는 흙이 전해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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