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청 고운 궁에는 임금이 없고
푸른 기와집에는 대통령이 없고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없고
본받을 어른이 없고
중천금이어야 할 일언(一言)이 십원의 무게도 없고
사랑회관에는 사랑이 없고
신은 신전상인에게 붙잡혀 앵벌이 하고
신의 자식들은
'결혼지옥'이니 '육아지옥'이니 하는
불행상품을 소비하며
자신은 지옥에 있지 않다고 세뇌되어
삼신할머니도 절래절래 떠나가고
동해물이 마르도록 무궁할 이땅에 동해가 지워져가는데
내 집앞에 구정물을 버려달라고
배알까지도 없는 무소유의 나라....